빠르게 왔다가 떠나는 석산
향림사, 대곡마을숲, 불갑사

보통 가을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붉은 색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가을을 대표하는 단풍이 붉은 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석산이라고 불리는 ‘꽃무릇’ 역시 마찬가지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환생’이라는 슬픈 꽃말을 지닌 꽃무릇은 이 시기에 산이나 사찰 인근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꽃무릇’이라고 하면 보통 ‘상사화’와 혼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꽃무릇과 상사화는 같은 수선화과지만 그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꽃무릇은 실처럼 가느다란 붉은 꽃잎이 특징이지만, 상사화는 분홍색의 넓은 꽃잎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렇듯 신비하면서도 아름다운 꽃무릇을 볼 수 있는 국내 여행지로는 어떤 곳이 있는지 알아보자.
향림사
전라남도 순천시 조비길 36에 위치한 향림사는 국립순천대학교 인근에 있는 사찰로, 향림정이라고 불리는 약수물로 유명한 사찰이다.

향림사는 통일 신라 시대에 창설된 곳으로 알려졌으나 그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다. 과거 절 주변에 작설차 밭이 있고, 향기로운 숲이 있어 향림사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사찰 주변에는 소나무, 서어나무, 푸조나무, 은행나무 등 수령이 수백년이 넘는 고목들이 자리하고 있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좋다.
여기에 가을이 되면 피는 꽃무릇은 레드 카펫처럼 초입부터 붉은 군락지를 형성하여, 향림사의 가을 풍경에 아름다운 정점을 찍는다.
올해 순천에서 쉽게 가볼 수 있는 꽃무릇 군락지를 찾고 있다면, 도심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향림사를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대곡마을숲
경남 사천시 정동면 대곡리에 자리잡고 있는 대곡마을 숲은 작지만 아늑한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숲으로, 200년 전에 조성된 유서 깊은 숲이다.

대곡마을 숲은 전국숲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아담하지만 아름다운 소나무 조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 조성된 소나무 숲은 마을의 복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밖의 나쁜 기운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비보림으로 조성된 것이다.
소나무 150여 그루와 가을철에 붉은 군락지를 형성하는 꽃무릇은 마을의 소소한 자랑거리가 되어주고 있다.
대곡마을 숲은 곳곳에 캠핑을 하기 좋은 데크가 있어 노지캠핑 차박 장소로 추천되는 경우도 많으니, 꽃무릇을 감상할 겸 캠크닉(캠핑+피크닉)을 즐겨봐도 좋을 것이다.
불갑산
전라남도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로 450에 위치한 불갑사는 백제 침류왕 시절에 백제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건설된 사찰이다.

올해 ‘상사화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던 불갑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꽃무릇 군락지를 형성해 이 시기에는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된다.
올해 날씨가 무더웠던 탓에 늦장을 부리면서 개화한 꽃무릇은 10월이 되어서야 절정을 맞이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불갑사에서는 꽃무릇 뿐만 아니라 수령이 700년 넘는 참식나무와 멸종 위기인 희귀 야생 식물 노랑 상사화도 만나볼 수 있으니 방문하게 된다면 함께 감상하고 오길 추천한다.
불갑사는 대한민국 대표 꽃무릇 관광지인 만큼 올해도 아름다운 풍경을 형성한다. 올 가을에 꽃무릇을 감상하고 싶다면, 영광 불갑사는 반드시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지금너무늦었을거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