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벚꽃놀이 성지였던 이곳”… 올해 완벽한 봄꽃을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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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궁궐에서 즐긴 ‘밤의 벚꽃놀이’
창경궁이 간직한 벚꽃의 기억
출처 : 국가유산청

서울에서 봄꽃을 만끽하기에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로 손꼽히는 창경궁이 본격적인 봄맞이를 시작한다.

매년 3월 하순부터 4월 초까지 창경궁은 개나리, 진달래, 생강나무, 벚나무 등이 조화를 이루며 조선 궁궐 중 가장 다채로운 봄꽃 풍경을 자랑한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절정 시기는 3월 25일부터 4월 10일 사이로, 지금 시점은 꽃놀이 계획을 세우기에 적기다. 창경궁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벚꽃놀이의 중심지였다.

출처 : 국가유산청

지금처럼 여의도 윤중로가 주목받기 이전, 수많은 인파가 밤마다 창경궁을 찾았고 ‘밤 벚꽃놀이’의 성지로 불릴 만큼 전등 아래서 벚꽃을 즐기던 장소였다. 하지만 이 풍경엔 역사의 그림자도 함께한다.

창경궁은 본래 성종이 세 명의 대비를 위해 창건한 왕실의 공간이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창경원으로 격하된 뒤 동물원과 식물원, 벚꽃놀이 장소로 바뀌었다.

1907년 일제에 의해 대대적으로 심어진 벚꽃나무는 일본인들의 향수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었고, 그렇게 왕실의 신성한 공간은 사쿠라가 흩날리는 구경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의 창경궁은 복원을 거쳐 다시 궁궐의 위엄을 되찾아, 창경궁에서 만나는 봄꽃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도 의미 있는 풍경이 된다.

출처 : 국가유산청

창경궁을 찾는다면 옥천교를 지나 명정전 화계를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다. 개나리와 홍도화, 앵두나무 등이 진달래와 함께 피어나 화사한 봄꽃 군락을 이루는 구역이다.

이어 경춘전 화계로 가면 전답터를 배경으로 생강나무와 산수유, 개나리, 앵두나무 등이 어우러져 보다 자연스러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춘당지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철쭉과 동백나무, 농수버드 등 붉은빛이 감도는 봄꽃들이 반겨주고, 통명전 일대는 진분홍빛 벚꽃과 느티나무, 생강나무가 겹겹이 포개져 화사함을 더한다.

봄철 창경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방되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8시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으로 매우 저렴하고, 만 24세 이하 내국인 및 65세 이상은 무료다.

출처 : 국가유산청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또한 인접한 창덕궁과는 함양문을 통해 연계 관람이 가능해 하루 일정으로 두 궁궐을 모두 돌아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추천 탐방코스로는 ‘옥천교 – 명정전 화계 – 경춘전 화계 – 환경전’ 코스가 있으며, 약 3.5km 구간으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옥천교 – 대온실 – 춘당지 – 통명전 뒤 언덕길’을 따라 걸으면 창경궁 전체의 봄꽃 풍경을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봄, 조명보다 고요함이 감도는 창경궁의 벚꽃 아래에서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천천히 걷는 벚꽃 산책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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