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건너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오지 마을

경북 안동의 낙동강을 따라가다 보면 도로조차 연결되지 않은 오지 마을이 하나 있다. 맹개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청량산과 낙동강이 감싸 안은 육지 속의 섬과 같은 곳이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트랙터나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하는데, 이 독특한 이동 방식 덕분에 방문객들은 마치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런 특별한 경험이 더해져 맹개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온전한 쉼을 찾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맹개마을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 독특한 지형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은 밀과 메밀 농사를 기반으로 한 미식 여행지로, 한국 최초의 밀소주 ‘진맥소주’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밀을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증류한 진맥소주는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주류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방문객들은 양조장 투어를 통해 진맥소주의 숙성 과정을 직접 확인하고, 시음을 하며 이곳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을 수 있다.
단순히 술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듣고 체험하며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최근 방영된 다큐멘터리 ‘소주 랩소디’에서도 맹개마을만의 고즈넉함이 잘 드러난다. 백종원이 직접 이곳을 방문해 진맥소주의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시음을 진행했으며, 방송을 통해 한국 전통주의 매력을 알렸다.
특히 촬영 당시 갑작스러운 강물 범람으로 백종원과 촬영팀이 작은 배를 타고 마을로 들어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는데, 그는 이러한 불편함조차 즐기며 촬영을 이어갔다.
방송 이후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소주와 함께 맹개마을이 글로벌 주류 애호가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체험도 다양하다. ‘맹개마을 팜피크닉’ 프로그램을 통해 낙동강변에서 다과 한 상을 즐기며 마을 곳곳을 산책할 수 있고, 유기농 천연발효빵과 밀쿠키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계절마다 펼쳐지는 풍경도 매력적이다. 6월이면 밀밭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9월이면 하얀 메밀꽃이 만개해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로 가득하다.
이런 특별한 경험 덕분에 맹개마을은 연간 7천 명 이상이 찾는 농촌 여행지이자 재방문율이 70%가 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맹개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불편함이 주는 특별한 경험이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다리도 없고, 차로 편하게 드나들 수도 없지만, 바로 이 점이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트랙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자연 속에서 머물며 전통 방식을 체험하는 것.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방문객들은 일상의 번잡함을 내려놓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보낸다.
복잡한 관광지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그리고 한 번쯤 자연 속에서의 미식 여행을 꿈꿔본다면, 맹개마을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