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 여행지

천 년을 살아온 나무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꿈에 나타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그 품 아래에서 눈물을 흘렸고, 또 누군가는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현실인지 전설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나무 앞에 서면 어느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름부터 낯설고 묘한 기운이 감도는 ‘말하는 은행나무’. 그저 오래된 고목이 아닌, 지역의 수호신처럼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 있는 존재다.
무성한 가지 아래로 스며드는 햇살은 특별한 체험이 없어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주변의 자연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상업적인 관광지에서 경험할 수 없는 따뜻한 교류를 선사한다.

가을의 정취가 깊어지는 지금, 칠곡의 고요한 마을에서 ‘말하는 은행나무’의 신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말하는 은행나무
“조용한 쉼과 이야기가 공존하는 치유 공간”

경상북도 칠곡군 기산면 각산3길 113에 위치한 ‘말하는 은행나무’는 약 1,000년의 수령을 가진 노거수다. 고려 현종 9년, 즉 1018년에 심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지금은 칠곡군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이 은행나무는 단순한 생물학적 유산을 넘어 칠곡군을 대표하는 상징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마을 주민들에게는 수호목으로 신앙처럼 여겨진다.
나무가 서 있는 곳은 각산마을의 중심부로, 인근에는 ‘사랑의 치유 숲 체험장’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과 사람, 전설과 현실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전설이다. 이야기 속에서 이 은행나무는 누군가의 꿈에 등장해 가장 소중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한다고 한다.

어떤 이는 길을 잃은 삶에 방향을 제시해 주는 존재로, 또 다른 이는 말없이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위로자로 기억한다. 실제로 나무에 손을 얹었을 때 미묘한 따뜻함을 느꼈다는 방문자들의 후기도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전설로 치부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과 방문객들의 경험이 축적된 결과다.
이런 신비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을에서는 ‘말하는 은행나무’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했다. 관광지로의 전환이 아닌, 마을 공동체 중심의 문화재 활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기획·운영하며 방문객에게는 자연 속 쉼과 소규모 교류의 시간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해설 방식이 아닌 마을의 생활 속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으로, 보다 깊은 감동을 이끌어낸다.

단순한 자연 체험을 넘어 마을의 기억과 전통을 함께 느낄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조용한 힐링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관람은 무료이며, 별도의 운영 시간이나 휴일 제한 없이 언제든 방문 가능하다.
예약이나 장비 없이도 자연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곳, 조용한 가을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칠곡 ‘말하는 은행나무’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