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도 산책도 가능한
봄날의 호수 여행지

벚꽃 절정 시기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서울 도심의 석촌호수공원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맘때 조용히 자연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덜 알려졌지만 더 풍경 좋은 호수들이 있다.
피크닉을 즐기기에 좋고,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곳들이다. 특히 이번 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비 소식이 있어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다.
수도권 인근은 물론 충청과 전북권까지 범위를 넓혀 보면, 아직 벚꽃이 만개한 채 남아 있는 호수 명소가 여럿 존재한다.

아래 소개할 세 곳은 주차 및 접근성도 좋고 인근 관광지도 많아 봄나들이 겸 떠나기 적당하다.
이번 주말, 사람 많고 붐비는 장소 대신 이 조용한 호수 벚꽃길에서 봄의 마지막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골정지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에 위치한 골정지는 ‘골정제’로도 불리는 저수지다.

이곳은 저수지 둘레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중심으로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며, 당진 지역의 숨은 벚꽃 명소로 꼽힌다.
특히 저수지 한가운데 만들어진 섬과 그 위의 팔각정자, 그리고 정자로 연결되는 작은 다리는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지며 벚나무 아래로 반사된 물빛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골정지 인근에는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 장군의 유적지를 비롯해 면천읍성과 면천향교 등 역사 유적지도 자리하고 있다.
산책 후 함께 둘러보면 여행이 더욱 알차다. 당진대전고속도로 면천IC와 가까워 차량 접근성도 뛰어나다.
은파호수공원
군산시 은파순환길에 위치한 은파호수공원은 조선 이전 시기부터 존재했던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지금은 시민들의 대표 휴식처이자 전국적인 봄나들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해가 질 무렵 은은하게 반짝이는 물결로 인해 ‘은파’라 불리며, 벚꽃이 만개하면 호수 주변 순환길을 따라 환상적인 벚꽃 터널이 형성된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더해져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은파의 상징이 된 꽃잎 모양 분수와 은은한 색의 물빛다리는 방문객들에게 환상의 야경을 선물한다.
특히 야간 벚꽃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없으며, 이번 주가 만개 시기여서 다음 주까지도 벚꽃 감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군산 시내와 가까워 여행 코스를 짜기도 좋고, 인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나 초원사진관 등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용비지
충남 서산시 운산면의 ‘용비지’는 서산 한우목장 내에 위치한 비공식 벚꽃 명소다.

SNS와 사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정 호수 벚꽃 포토존’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용비지는 수면이 유난히 맑고 고요해 벚꽃이 물에 반사되는 장면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와 함께 피어오른 벚꽃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아마추어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세량지급 명소’로 통한다.
서산마애삼존불과 개심사 사이에 위치해 가는 길목에서 함께 들르기 좋은 코스이며, 국유지인 만큼 일부 구간은 통제될 수 있으니 현장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복잡한 안내판 없이 찾는 포인트여서 소소한 모험이 필요하지만, 한 번 찾으면 매년 다시 오고 싶어지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