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피해 걱정 없이
사계절 꽃이 피는 아산 세계꽃식물원

봄을 기다려 마음 설레던 시기도 잠시, 벌써 ‘벚꽃엔딩’이라는 말이 들려오는 시기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강한 비와 바람, 일부 지역엔 눈까지 예보돼 꽃잎들이 대거 낙화할 가능성이 높다.
12일부터 시작되는 이 봄비는 찬 공기와 맞물려 대기 불안정을 일으키며 천둥·번개와 우박까지 동반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게다가 강원 산지에는 4월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5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최근 개화한 벚꽃을 제대로 즐기기도 전에 요란한 날씨가 찾아오면서, 주말 나들이 계획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럴 때일수록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꽃을 즐길 수 있는 실내 여행지가 더욱 주목받는다.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에 위치한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온실형 식물원으로, 연중 3,000여 종의 원예종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거센 비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어, 날씨 걱정 없이 봄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다.
세계꽃식물원의 시작은 1994년, 아산화훼영농조합법인의 꽃 농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덜란드 등지에서 튤립, 백합, 아이리스 같은 구근류를 수입해 국내외로 공급하던 이곳은 2004년부터 재배온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하며 식물원으로 탈바꿈했다.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씨앗이 잎이 되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식물의 생애 전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교육적 공간이기도 하다.

화려함만을 내세운 일회성 꽃 전시가 아니라, 식물이 자라고 변화하는 서사를 보여주는 이 식물원에서는 관상용 열대수목과 다양한 화훼류가 직접 재배되고 판매되기도 한다.
꽃을 단지 감상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게 하려는 노력은 2015년 개관한 ‘리아프 가든센터’에서도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꽃을 활용한 클래스와 원예 체험 등이 운영되며, 방문객들이 더욱 다채로운 방법으로 식물과 교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꽃은 바깥에서만 본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실내에서도 계절에 상관없이 꽃을 즐길 수 있는 아산 세계꽃식물원.

날씨와 기온에 민감한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식물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이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꽃잎이 모두 떨어져버린 거리 대신, 언제나 꽃이 피어 있는 실내 정원 속에서 진짜 ‘봄’을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