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
여름의 아침과 가을의 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였던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는 광복 이후에 다시 고국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일본인과 강제 결혼하면서 조선을 떠난 이후 37년만의 귀국이었다.
당시 덕혜옹주는 일본에서 정신병원에 갇혀 지낸 시간으로 인해 기력이 쇠한 상태였으나 창덕궁에 돌아오자마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장소를 기억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반평생을 조선의 인질로서 기구한 삶을 살아야 했던 덕혜옹주는 1989년 4월 21일 76세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창덕궁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조선의 마지막 역사까지도 창덕궁은 대한민국 왕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궁궐이었다. 경복궁이 중건될 때까지 약 270여년의 세월 동안에 조정의 중심에 있었으니, 어찌 보면 경복궁보다 왕실의 세월이 더 담겨있는 궁이기도 하다.
이렇듯 의미가 깊은 창덕궁의 현재 인기 또한 남다르다. 창덕궁의 야간 개장 프로그램 <달빛기행>은 매년 두 자리 수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였기 때문이다.
창덕궁 <달빛기행>
2024 하반기에 진행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9월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 매주 목요일에서 일요일마다 창덕궁 일원에서 개최된다.
1부는 오후 7시, 오후 7시 5분, 오후 7시 10분에 진행되며, 2부는 오후 8시, 8시 5분, 8시 10분에 진행된다. 회차당 100분 내외로 소요될 예정이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돈화문에서 집결하여, 금천교와 인정전, 희정당을 거쳐, 현종의 서재였던 낙선재를 방문한 뒤에 대금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상량정으로 이동한다.
그 뒤에는 창덕궁의 야간 명소인 부용지와 블로문, 야간 연꽃 명소인 여련정, 연경당을 거친 뒤 후원 숲길로 돌아오는 코스로 마감한다.
관람 연령은 7세 이상이며, 참가 비용은 30000원이다. 자세한 예매는 티켓 링크에서 온라인 사전 예매 가능하며, 65세 이상 경로자는 8월 29일 오후 5시부터 1588-7890으로 전화 예매가 가능하다.
무언자적(無言自適), 왕의 아침 정원을 거닐다
밤의 야간 기행이 힘들다면, 아침의 창덕궁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열려있다. 이번 달 창덕궁에서는 이른 아침 개장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언으로 유유자적無言自適, 왕의 아침정원을 거닐다>는 8월 22일에서 8월 25일까지 창덕궁 후원에서 오전 7시 30분에서 오전 9시까지 100분 내외 동안 진행되는 산책 체험이다.
회차당 25명의 소수 인원으로 진행되는 아침 산책의 참가비는 1만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참여 대상은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아침에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맡으면서 평화로운 창덕궁 후원을 거닐 수 있는 이번 행사는 인파가 몰리지 않는 조용한 창덕궁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 날 아침의 창덕궁을 만나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8월에 진행하는 아침 산책 체험 프로그램 기회를 놓치지 말고 참여해 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