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선정 ‘한국의 마이애미’
국내에서는 ‘노인과 바다’?
최근 미국의 유명 잡지사 포브스에서는 ‘세계에서 살기 좋고, 일과 여행하기 좋은 도시 100선’을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은 10위를 차지한 서울과 67위를 차지한 부산으로 두 개의 도시가 이름을 올렸다.
서울이 랭크되는 일은 종종 있어왔으나 부산이 주목을 받은 것은 이번에 처음 있는 일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을 만한 성과다.
포브스에서는 부산을 미국의 마이애미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두 도시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관광 도시이면서도 현대적인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어 살기 좋다는 점이 유사하다.
실제로 부산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팬데믹 이전의 수치를 거의 회복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만 해도, 부산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1월 방문객인 6만 3천 명보다 87% 증가한 11만 8천 명을 기록하였다. 부산시는 이에 힘입어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을 목표로 ‘해외관광객 300만 시대, 글로벌 관광허브도시 부산 도약’을 발표한 상태다.
그러나 호조를 보이는 부산의 관광 산업과 달리 부산의 인구 문제는 구멍 뚫린 배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다.
부산의 별명은 ‘노인과 바다’?
부산의 인구 문제는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2030 세대가 부산을 떠나면서 부산 전역이 이미 인구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2023년에 부산을 떠난 인구 연령층은 2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여 1위에 올랐다. 2위는 30대다.
부산은 전국에 있는 6개 광역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지역이다. 노인과 바다만 있는 지역이라고 하여, 자조적인 농담처럼 ‘노인과 바다’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이와 동시에 부산의 대학가 상권도 함께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 관광 도시로 활기 있는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는 부산의 앞날에는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렇듯 청년 층이 부산을 떠난 이유로는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향토 기업마저 부산을 떠난다
부산시가 2022년 부산 청년 3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부산을 떠날 계획이 있다’라고 밝힌 청년이 전체의 28.9%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나다. 부산을 떠나는 주요 이유로는 ‘일자리’가 75.9%로 1위를 차지하였다.
2020년에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매출 100대 기업 중 부산에 자리 잡은 기업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연간 8000억대 매출을 내는 향토 기업조차 부산을 떠나겠다는 선언을 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1966년 사하구 구평동에 시작된 YK스틸은 35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부산의 향토 기업 철강 회사다. 그러나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로 인한 민원을 제기하면서 마찰을 빚기 시작하였다.
부산시는 부산 시민들의 민원을 수용하여, 2020년에는 공장 이전을 권유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YK스틸은 2027년까지 충남 당진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 1인 자영업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으로, 작년 2023년에만 총 426만으로 집계되었다. 대기업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1인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토 기업마저 부산을 떠나겠다는 선택을 내리자, 일부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관하여 네티즌들은 “평균 연봉이 9000을 육박하던데 부산에 저런 연봉 주는 회사가 얼마나 있다고… 저걸 쫒아내내 대단하다”, “공장 옆에다 아파트 허가를 내주니 일자리가 없어지지. 으이구”,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등의 비판 의견을 거세게 내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