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명문대 지방 할당제 하자”
최근 한국은행에서 내놓은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에 관한 보고서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행되었기 때문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서울 상위권 대학을 지역별로 할당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갑을논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몇몇 누리꾼들은 ‘역차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은행의 대학 분배 방식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강남권 입시 커뮤니티에서는 ‘지방 소멸은 지난 몇십년간 정부의 무능으로 이룬 결과물인데 왜 입시제도를 변경하려 하느냐’, ‘집값 잡으려고 별 수를 다 쓴다’ 등의 의견이 게시되기도 하였다.
한국은행이 이렇게 지방의 기회 분배를 주장하는 것은 비단 오늘 날의 일만은 아니다.
한국의 입시 : 부모가 75%, 학생이 25% 결정
한국은행은 부모의 소득이 상위 20%인 학생과 소득 하위 80%인 학생으로 그룹을 나누었을 때, 학업 잠재력이 높은 학생은 소득 상위 그룹에서 더 많이 분포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더불어, 고3 학생의 경우에는 상위권 대학 진학률과 거주 지역 간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도 시사하였다. 한국은행에서는 이를 ‘거주지역 효과’라고 포괄하여 지적한다.
한국은행은 서울과 비서울 지역의 서울대 진학률을 비교했을 때, 학생의 잠재력은 8%에 불과하며, 나머지 92%는 ‘거주지역 효과’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하기도 하였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는 서울 강남 3구와 다른 서울 자치구를 비교해보았을 때도 그 차이가 뚜렷하다.
강남 3구와 익명의 서울 자치구를 비교했을 때, 학생의 잠재력으로는 0.50%와 0.39%로 1.3배 차이에 불과하지만, 실제 진학률을 살펴보면 1.53%와 0.16%로 차이가 벌어져 9.6배의 차이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고소득층 부모와 ‘거주지역 효과’를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입시에 있어 자신이 가진 잠재력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고, 비수도권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증폭시키지 못하기에 더 낮은 성과를 내는 현상이 부의 대물림을 부추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사례
한국은행은 미국의 사례에 주목하여 지역적 다양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몇몇 명문대는 이미 다양한 인종과 출신 지역을 선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 주의 경우는 텍사스 내 명문 대학에서 교육의 다양성을 늘리기 위하여 ‘내신 상위 10% 자동입학제’를 도입하였다.
‘내신 상위 10% 자동 입학제’는 텍사스의 고등학교에서 내신 상위 10% 이내 성적으로 학업을 마칠 경우, 텍사스 내 주립대는 자동으로 합격되는 무시험 입학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하여 텍사스 내 주립대들에서는 인종의 다양성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평가 받고 있으며, 텍사스 내에서 소외 지역에 거주하는 고등학생들 역시도 대학 진학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한국은행은 “미국 내에서는 인종과 지역을 고려하여 선발하는 방식에 있어서 이견이 적다”라고 평하며,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암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