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꽃산
대구 와룡산의 4월

대구 서부 지역의 대표 산인 와룡산이 4월 중순 현재, 활짝 핀 영산홍으로 붉게 물들었다.
진달래, 철쭉과 함께 봄꽃 3총사로 불리는 영산홍은 늦봄의 정취를 대표하는 꽃으로, 와룡산은 이 영산홍의 군락지로 오래전부터 지역민과 사진가들 사이에 명소로 입소문이 나 있다.
해발 299.6m의 낮은 산세에도 불구하고 와룡산은 대구 서구, 달서구, 달성군에 걸쳐 광범위하게 뻗어 있다.

산의 형상이 용이 누워 있는 듯해 ‘와룡(臥龍)’이란 이름을 얻었고, 정상부를 비롯해 용미봉과 상리봉 등 주요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길 곳곳에 전망대와 쉼터가 조성돼 있다.
특히 해마다 4월 초순부터 중순 사이, 와룡산 진달래와 함께 피는 영산홍 군락은 그 규모도 크고 풍경도 아름다워 ‘꽃산’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산불로 인해 입산이 전면 통제됐던 올해에도 서대구IC 공영주차장에서 진달래·영산홍 군락지까지는 일부 구간만 출입이 허용돼 꽃을 감상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붉은빛이 짙고 꽃잎이 작은 영산홍은 진달래보다 늦게 피는 특성이 있어, 현재 시점이 바로 절정이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영주차장부터 군락지 구간까지 짧은 산책 코스를 이용해 봄꽃을 감상한다.
조망이 탁월한 상리봉 전망대에 오르면, 붉은 꽃물결 너머로 대구 도심과 금호강, 멀리 앞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향하지 않아도 충분히 꽃길을 누릴 수 있어, 산행 초보자나 어르신과 함께하는 봄나들이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현지는 진달래는 자취를 감추었지만, 초여름을 연상하게 하는 날씨 덕분에 현재는 영산홍이 만개한 상태다.

사계절 중 봄에 가장 화려한 얼굴을 보여주는 와룡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분홍과 붉은빛으로 물든 산비탈 아래 서서 와룡의 전설과 봄의 기운을 함께 느껴보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