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제일 빠를 홍매화
통도사에서 만나자

봄이 찾아오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피어나는 매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상남도 양산에 위치한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불보사찰이다.
하지만 통도사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꽃을 피우는 홍매화 덕분이다.

통도사의 홍매화는 ‘자장매’라 불린다. 신라 시대에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이름에서 유래한 이 매화는 수령이 35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매년 2월 20일 전후로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린다.
자장매는 영각(고승의 초상을 모신 전각) 앞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극락전 옆에도 두 그루의 홍매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
각각 연한 분홍색과 진한 분홍색을 띠며, 향기 또한 깊고 진하다. 가장 먼저 피고 가장 진한 향을 내뿜는 자장매는 그 우아한 자태 덕분에 많은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홍매화가 개화하는 시기에는 전국에서 사진작가들과 상춘객이 몰려들어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이 가득 찬다.

홍매화를 보기 위해서는 제2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오전 8시 이전에 도착하면 주차비가 무료다.
다만 개화 절정 시기에는 오전 일찍 도착해도 주차 공간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서둘러 출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통도사는 단순한 봄꽃 명소가 아니다. 이곳은 국내 삼보사찰 중 하나로, 석가모니의 가사와 진신 사리를 모신 불보사찰이다.
대웅전에는 불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며, 부처의 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사찰을 둘러본다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상로전, 고려 시대에 건립된 대광명전을 중심으로 한 중로전, 영산전을 중심으로 한 하로전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신성한 분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자장매는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통도사 무풍교에서 시작해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1.5km의 소나무길, 무풍한송로를 거닐며 솔향기와 계곡물 소리를 느껴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