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놀랍다”… 美서 돌아온 병풍 볼 수 있는 이색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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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 여행지
보존 처리 통해 복원
출처 : 국가유산청 (구운몽도 병풍 일부)

수백 년 전,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한 문인의 상상이 병풍 속에 생생히 그려졌다. 시간이 흘러 그 그림은 국경을 넘어 외국 미술관의 수장고로 옮겨졌고,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그 병풍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단순한 옛 그림이 아니다. 문학과 회화, 역사와 문화가 한데 얽힌 복합예술이자 조선시대의 감성과 철학이 담긴 시각자료다.

그림 속에 숨겨진 조각들이 보존과 복원 과정을 거치며 재조명됐고, 오래전 제작자의 의도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제작 배경부터 미국으로 건너간 경위, 그 속에서 발견된 기록물들까지 하나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림을 단순히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상징과 흐름을 다시 읽게 되는 전시가 마련된 것이다.

출처 : 국가유산청 (구운몽도 병풍)

더불어 함께 공개되는 또 다른 병풍 한 점 역시 한국 회화의 섬세한 미감을 그대로 보여주며 감상 포인트를 더한다.

그림이 들려주는 옛이야기와 복원의 과정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떠나보자.

미국서 돌아온 병풍, 원형 복원돼 공개

“고궁박물관에 나타난 구운몽의 세계,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출처 : 국가유산청 (전시 포스터)

조선시대 대표 문인 김만중(1637∼1692)의 소설 ‘구운몽’은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불도를 닦는 승려 성진이 팔선녀를 만나는 장면부터 양소유로 환생해 여덟 명의 여성과 인연을 맺고 권세와 부귀를 누리다 다시 깨달음을 얻는 줄거리는 회화로도 여러 차례 표현돼왔다.

인간의 욕망과 깨달음을 주제로 한 이 이야기를 10폭 병풍으로 풀어낸 회화작품이 오랜 세월을 거쳐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긴 시간 타국에 머물던 문화유산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국내 관람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 12에 자리한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오는 25일부터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다시 살려낸 그림 속 희망’을 개최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미국 포틀랜드미술관이 소장한 ‘구운몽도 병풍’과 덴버미술관의 ‘백동자도 병풍’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출처 : 국가유산청 (보존 처리 전(왼쪽)과 후 모습)

두 병풍 모두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2023년 10월부터 약 1년 동안 진행된 보존 처리 작업의 결과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구운몽도 병풍은 1910년경 이화학당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마리 엘리자베스 처치가 한 학생의 부모에게 선물로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녀가 미국으로 돌아가며 병풍을 가지고 갔고, 친구에게 증정된 이 병풍은 결국 그 가족이 포틀랜드미술관에 기증하면서 현지에 보관돼 왔다.

병풍은 그간 여러 차례 보수되며 일부가 원형에서 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보존 처리 과정에서 1913년 종묘 영녕전에서의 춘향대제를 기록한 문서, 용 무늬 그림 초본, 1933년 발간된 신문 등을 병풍 내부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복원 작업을 통해 소설 내용과는 다르게 배열돼 있던 그림 구성은 바로잡았고, 과거에 사용된 직물과 도안 등을 참고해 병풍이 제작됐을 당시의 모습에 최대한 가깝도록 복원했다. 또한 기존에 감춰져 있던 일부 그림을 드러내기 위해 병풍의 폭도 넓혔다.

출처 : 고창문화재보존 (적외선 촬영본)

이번 전시에는 함께 보존 처리를 마친 백동자도 병풍도 공개된다. 이 병풍은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즐기며 평화롭게 지내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백(百)’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고, 아이들의 모습은 자손 번창을 바라는 의미를 지닌다.

화려한 건축물을 배경으로 지혜를 상징하는 원숭이와 함께 어울리거나 관리의 행차를 따라 하는 모습 등 동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일상이 병풍 가득 표현돼 있다.

이 작품은 1970년 뉴욕의 아시아 고미술 갤러리를 통해 덴버미술관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이전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유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고궁박물관 측은 복원 과정에서 병풍의 틀 안쪽에 일본에서 발행된 1960년 신문지가 발견된 사실에 주목하고, 이 병풍이 19세기에서 20세기 초 사이에 제작됐으며 1960년대 이후 수리된 뒤 미국으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존팀은 병풍에 남아 있던 오염을 제거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인공 안료로 덧칠된 부분을 제거해 본래의 색감을 되살렸다. 전통 안료의 색감과 질감을 최대한 복원해 원래의 아름다움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했다.

출처 : 국가유산청 (백동자도 병풍)

국립고궁박물관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왕실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사랑받았던 우리 전통 회화가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미학이 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7월 20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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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외소재유산도 이런방식으로라도 잘 보존되어 감상할수 있으니 좋습니다. 언젠가 소장기관이 한국으로 기증의사를 표시하면 더더욱 좋을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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