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추천 여행지

뜨거운 모래와 짙은 파도, 그 사이로 전통 떼배가 바다를 가른다. 해녀는 물질 도구를 든 채 관광객과 눈을 마주하고, 아이들은 백사장에서 모래축성을 쌓는다. 제주 바다는 올여름 피서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물놀이를 넘어, 전통과 생태, 체험과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해수욕장에서 7월과 8월 연이어 열리는 해변 축제는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구성을 갖췄다.
바다를 즐기는 방법이 단순히 수영이나 일광욕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해양 민속문화를 직접 체험하거나, 지역 예술 공연을 즐기고, 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생태문화 행사까지 구성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해양 관광을 제시한다.
해수욕장의 기능은 이제 단순한 피서지가 아닌, 여름 한정 문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전통과 현대, 관광과 지역이 만나는 접점이 어디인지 올여름 제주의 해변 축제 현장으로 떠나보자.
제주 해변 6곳서 직접 즐기는 여름축제
“제주 전통 떼배 타고, 해녀 체험하고!”
제주특별자치도는 18일 김녕성세기해변을 비롯해 이호, 월정, 표선, 금능 해수욕장에서 순차적으로 여름축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축제 일정은 해수욕장별로 상이하며, 전통문화 체험과 공연, 가족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의 김녕성세기해변에서는 7월 19일 하루 동안 해양 체험과 지역문화 공연,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열린다. 맑은 수질과 얕은 수심으로 유명한 김녕 해변은 해양안전 교육과 연계한 체험 위주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맞이한다.
7월 25일부터 27일까지는 제주시 이호동 이호해수욕장에서 ‘이호테우축제’가 개최된다. 이 축제는 제주 전통의 떼배인 ‘테우’를 중심으로 기획된 해양 민속행사로, 관광객은 테우 탑승 체험과 함께 해양문화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실제 어로 작업에 사용되던 테우는 1~2인용의 목선 형태로, 제주 어업 문화의 상징이다. 이 축제는 체험과 전시를 결합해 전통문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제주 동부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월정해수욕장에서는 7월 26일부터 이틀간 해녀 문화 축제가 열린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녀문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행사는 해녀 시연, 민속 공연, 지역 식재료 활용 푸드 부스 등으로 구성된다.
참가자는 물질 도구를 착용해 실제 해녀 체험에 참여할 수 있으며 해녀 공동체의 생활상과 문화적 가치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특히 월정 해변은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다.
8월 2일과 3일 양일간은 서귀포시 표선면의 표선해수욕장에서 ‘하얀 모래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넓은 백사장을 무대로 한 가족 단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해양레저 체험과 문화 공연이 동시에 진행된다.
표선은 수심이 완만하고 해변이 길게 이어져 있어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 적합한 피서지다. 하얀 모래축제는 여름철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 행사로 운영된다.
8월 23일부터 24일까지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금능해수욕장에서 ‘금능 원담축제’가 열린다. ‘원담’은 썰물 시기 물고기를 가두기 위해 돌로 만든 구조물로, 제주 고유의 전통 어업 방식이다.
축제는 원담 체험, 생태 해설, 로컬푸드 마켓, 지역예술 공연 등으로 구성되며, 생태문화축제의 성격을 띤다. 금능해수욕장은 맑은 바닷물과 한림항 인근의 특색 있는 어촌 경관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7월 초 제주시 삼양해수욕장에서 열린 ‘삼양 검은 모래축제’는 관광객과 도민 3,000여 명이 방문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해당 축제는 검은 모래의 효능을 주제로 삼아 해변찜질 체험과 건강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 것이 특징이었다.
제주도 해양수산국은 “여름철 해수욕장이 단순한 피서 공간이 아닌 문화와 생태, 예술이 융합된 복합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정체성을 살린 해양 축제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녀의 물질, 테우의 노 젓는 소리, 모래 위에 펼쳐진 공연. 이 모두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계절은 오직 여름뿐이다. 제주 해변은 지금 ‘축제’라는 이름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