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민족정신 품은 이색여행지, 10월 말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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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여진모 (하동군 ‘삼성궁’)

붉게 타오를 준비를 마친 나뭇잎들이 이제 막 고요한 기다림에 들어간 시기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한 고즈넉한 공간도 마찬가지다.

낯선 형상의 솟대들이 빼곡히 늘어선 돌무더기 사이로 얇은 바람이 스며들고, 제사복을 입은 수행자들은 묵묵히 수행에 임한다.

단풍 명소로 알려진 여느 산사나 고택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고조선 시대의 제사처를 복원한 장소라는 점에서 이곳은 관광지라기보단 일종의 시간 여행지에 가깝다.

일반인은 허락 없이는 접근조차 어려웠던 고대의 ‘소도(蘇塗)’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삼성궁은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경건함을 자아낸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허칠구 (하동군 ‘삼성궁’)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아직 멀었지만, 지금 이 시기부터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만 10월 말에서 11월 초, 가장 붉은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신성한 공간, ‘하동 삼성궁’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삼성궁

“올가을, 문화로 접근하는 특별한 산책 명소”

출처 : 하동군 문화관광 (하동군 ‘삼성궁’)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 13에 위치한 ‘삼성궁’은 해발 850미터의 지리산 청학동 자락에 세워졌다.

배달성전삼성궁’ 또는 ‘지리산청학선원 삼성궁’이라는 정식 명칭을 지닌 이곳은 1983년 묵계 출신의 강민주(호: 한풀선사)가 고조선 시대 제사처인 소도를 복원하며 조성한 민간 성지다.

궁의 이름은 우리 민족의 시조로 여겨지는 환인·환웅·단군 세 신을 모시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삼성궁은 외부인의 무단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며, 선도와 신선도를 수련하는 수행자들의 도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내부 핵심 공간은 약 3만 3천 제곱미터 규모로, 전통 궁궐 양식의 건축물 외에도 1,000여 개의 원형 솟대가 밀집해 있는 야외 공간이 특징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신민선 (하동군 ‘삼성궁’)

솟대는 고대 삼한 시대 제사 공간인 소도를 상징하는 구조물로, 이곳에서는 수행자들이 직접 돌을 쌓아 솟대를 복원하고 있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정신적 전통까지 계승하고 있는 셈이다.

공간 구성도 일반 종교시설과는 다르다. 연못과 토굴, 전시관, 찻집, 숙소까지 갖춰져 있으며 문화적 체험과 사색이 가능한 복합 공간으로 활용된다. 탐방 방식 또한 독특하다.

입구에 설치된 징을 세 차례 울린 뒤에야 내부로 진입할 수 있고, 안내자는 수행복장을 갖춘 상태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탐방자 중 한 명은 고구려식 도복으로 갈아입은 후 함께 동행해야 하며 이는 단순한 참여가 아닌 일종의 통과의례로 간주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동군 ‘삼성궁’)

연중 일반인에 대한 개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는 매년 10월에 열리는 ‘개천대제’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수행자들이 직접 익힌 무예와 선무를 시연하며 소도 문화 복원의 의미를 대중에게 공개한다.

특히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지리산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색채의 흐름이 삼성궁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맞물려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올해는 단풍이 아직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므로 정확한 시기를 노린 방문을 계획하려면 앞으로 1~2주 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좋다.

삼성궁은 하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학동행 버스를 이용하면 궁 앞에서 하차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2번 국도에서 청암면 청학동 방면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동군 ‘삼성궁’)

운영 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입장료는 어른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는 5,000원에 이용 가능하며 주차는 무료다.

단, 매표소 앞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아래쪽 제2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고지대 특성상 계절에 상관없이 운동화 착용이 권장된다.

우리 민족의 신화와 역사를 동시에 품은 특별한 공간, 다가올 단풍 절정기에 맞춰 하동 삼성궁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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