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천 여행지

고택은 단순히 오래된 집이 아니라 한 시대의 생활문화와 정신을 간직한 역사 공간이다. 수백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한옥은 건축미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가문의 이야기와 시대의 흔적까지 전해준다.
특히 연못과 정자, 전통 한옥이 조화를 이루는 고택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여름이 되면 푸른 나무와 고즈넉한 한옥이 어우러져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를 경험할 수 있다.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우리 전통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한옥의 매력을 품은 특별한 공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삼가헌 고택
“국가민속문화재 고택에서 하엽정과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힐링 나들이”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묘동4길 15에 위치한 ‘삼가헌 고택’은 조선시대 사육신 가운데 한 명인 박팽년의 후손인 순천 박씨 가문이 대를 이어 살아온 영남 내륙의 대표적인 양반 가옥이다.
현재 국가민속문화재 제104호로 지정돼 있으며,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가치를 함께 간직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가헌(三可軒)’이라는 이름은 유교 경전인 『중용』에서 유래했다. ‘천하와 국가를 다스릴 수 있고, 벼슬과 녹봉을 사양할 수 있으며, 날카로운 칼날도 밟을 수 있다’는 세 가지 어려운 덕목을 실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 자체에 선비 정신과 유교적 가치관이 녹아 있다는 점이 이 고택의 특징이다.
고택의 역사는 1769년 박팽년의 11대손 박성수가 초가를 지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그의 아들 박광석이 1826년 기존 초가를 헐고 현재의 안채와 사랑채를 기와집으로 다시 지으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가문의 역사와 전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다.
삼가헌 고택은 대문간채와 사랑채, 안채, 별당, 연못 등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영남 지방 전통 한옥 특유의 개방적인 구조와 안팎 공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배치는 건축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집 안을 거닐다 보면 당시 양반가의 생활 방식과 공간 활용 방식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꼽히는 곳은 하엽정이다. 박광석의 손자인 박규현이 1874년 파산서당 건물을 개축하면서 누마루를 더해 완성한 별당채로, 이름 그대로 연꽃잎을 연상시키는 풍경을 자랑한다.
정자 앞에는 네모난 연못이 조성돼 있어 한옥과 연못이 어우러지는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이 깊어지는 7월 말부터 8월에는 하엽정과 연못 주변을 중심으로 배롱나무꽃이 만개한다. 진분홍빛 꽃이 한옥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삼가헌 고택을 대표하는 계절 명소로 손꼽히며 많은 사진 애호가들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 6월 말 기준으로는 배롱나무가 아직 만개하는 시기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면 좋다.
고택 인근에는 사육신의 위패를 모신 육신사와 낙동강 변의 아름다운 정자인 하목정이 자리하고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다만 삼가헌 고택은 실제 후손들이 거주하며 관리하는 사유지인 만큼 방문 시에는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관람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번 6월, 고즈넉한 한옥과 깊은 역사, 선비 정신이 살아 있는 고택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