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누크빌·보코산·바벳 등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감쪽같은 일자리 제안, 꿈꾸던 해외 근무… 최근 들어 한국인들이 잇따라 ‘취업의 기회’를 쫓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동남아의 한 도시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피해자는 SNS나 구인 사이트를 통해 접촉한 ‘현지 회사’에 취업했다가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되는 등 인신매매에 준하는 범죄에 노출됐다.
이처럼 해외 취업 사기와 강제 노동, 감금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정부가 결국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외교부는 지난 16일 오후 5시부로 캄보디아 내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주의 환기가 아니다. 외교 당국이 실제적인 위험을 감지하고, 국민에게 이동을 자제하거나 중단하라고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경보 발령 대상지는 현재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와 감금 피해가 빈발하고 있는 지역으로 한정됐다. 특히 수도 프놈펜은 그간 수차례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다.
이곳에는 ‘합법적 일자리’로 가장한 조직들이 외국인들을 유인해 감금하거나 범죄에 이용하는 ‘스캠 센터’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여행경보 2단계가 내려졌다.
보다 강력한 경보가 적용된 곳은 시아누크빌주, 캄폿주의 보코산 지역,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바벳시다. 이들 지역은 최근 들어 유사 범죄가 급증하면서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곳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사실상 여행금지에 준하는 단계로, 긴급하고 중대한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만 선포된다.
외교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국민들은 반드시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며 “이미 체류 중인 분들은 최대한 빠르게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시 여행경보를 추가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발표는 단순한 여행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단지 낯선 땅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즐기려던 방문자들이 갑작스러운 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이 지역을 찾으려 했던 많은 여행자들에게는 경종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과거 관광지로만 알려졌던 이 도시들, 특히 시아누크빌과 바벳시는 해변과 카지노 산업이 결합된 ‘신흥 관광허브’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불법체류자, 온라인 불법 활동, 국제 범죄조직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현지에선 관광 인프라와 범죄 조직이 뒤섞여 있으며 일부 지역은 사실상 정부의 치안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무법지대’로 전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고용 형태가 불투명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해외 취업 제안은 대부분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 호기심이나 막연한 기대감으로 낯선 지역을 찾는 것은 극히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