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추천 여행지

하얀 능선 위로 발을 내딛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설국의 장관은 그 어떤 사진보다 선명하게 가슴에 새겨진다. 바람은 차갑지만, 오히려 그 고요함 속에서 자연의 숨결은 또렷하게 들려온다.
굽이치는 산줄기마다 하얗게 내려앉은 눈은 마치 붓으로 그린 풍경처럼 정갈하고, 능선 위에 선 이들은 묵묵히 그 길을 걷는다.
해발 1,507미터 고지에서 마주하는 설경은 그 자체로 겨울 산행의 보상이다. 이번 겨울, 설산의 절경을 몸소 느끼고 싶다면 조용히 남쪽의 고산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북덕유의 그림자 아래 감춰졌던 또 다른 봉우리, 남덕유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고요하지만 강렬한 남덕유산의 겨울 속으로 들어가 보자. 남부 설경 산행지로서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남덕유산
“해발 1,500m 고산에서 펼쳐지는 눈꽃 능선, 12월 중·상급자 산행지로 인기”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거창군, 장수군, 무주군에 걸쳐 위치한 ‘남덕유산’은 국립공원 제10호로 지정된 덕유산의 남쪽 봉우리다.
북쪽의 향적봉(1,614m)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겨울철이면 오히려 이 고요함이 진정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남덕유산은 해발 1,507미터로, 한반도 남부에서 보기 드문 고산에 속한다.
남강의 발원지인 참샘이 자리 잡고 있으며, 월봉산과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영각재를 넘는 능선 구간에 눈이 쌓이며 마치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설화 속 장면을 연출한다. 등산객들 사이에서 남덕유 겨울 능선은 한 번쯤은 걸어봐야 할 눈꽃 명소로 회자된다.

산행은 남덕유산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영각탐방지원센터까지는 약 1km 거리로, 도보로 10~15분 정도 소요된다. 탐방센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약 1.5km 구간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첫 번째 쉼터를 지나면 경사가 급해지고, 체력적인 부담이 느껴지는 구간이 이어진다. 약 1km를 더 올라야 도달하는 영각재는 능선과 봉우리로 이어지는 전환점이자 조망 명소다.
이 지점부터 정상까지는 급경사 구간과 눈 덮인 능선을 번갈아 지나게 되며 체력과 장비가 모두 요구되는 구간이다.
하지만 힘든 만큼 정상에서 마주하는 설경은 그 어떤 수고도 보상해 준다. 멀리 북덕유와 덕유산 주능선, 서쪽의 지리산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겨울철 남덕유산은 설경 외에도 다양한 자연의 표정을 보여준다. 고도가 높아지며 눈꽃이 가지 끝마다 핀 듯한 상고대가 형성되고, 남강의 발원지인 참샘은 얼어붙은 채 고요하게 숨을 죽인다.
등산 초보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코스지만, 중·상급자에게는 겨울 산행의 묘미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코스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말에는 겨울 산을 즐기려는 산악회, 사진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곳까지의 접근성은 나쁘지 않다. 자가용 이용 시 함양 톨게이트를 거쳐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서상 톨게이트에서 내려 중남삼거리를 지나면 남덕유산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함양지리산고속(471번, 472번) 버스를 이용해 영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는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1083-1(남덕유산 주차장)으로 설정하면 된다.

대표 등산코스는 남덕유산 주차장~영각사~영각재~정상까지 약 4.1km이며, 소요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이다. 눈길 상황에 따라 더디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여유 있는 일정이 권장된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고산지대에 위치한 남덕유산은 관광객보다 산을 제대로 느끼려는 이들이 더 많이 찾는 산이다.
정제되지 않은 겨울 산의 아름다움을 고요하게 만끽하고 싶다면, 이번 겨울 설경을 따라 남덕유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