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천 여행지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되는 10월, 여행지를 찾는 이들의 관심이 도시 외곽의 고찰로 옮겨가고 있다. 계절 변화가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시기이자, 조용한 산사에서 걷기 좋은 시점이기도 하다.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자연경관과 전통 건축물이 어우러진 사찰은 단풍철의 대체명소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종교와 무관하게 접근 가능한 사찰들이 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 가람 배치부터 건축 양식, 문화재, 역사 인물의 흔적까지 한 장소에서 다양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점이 그 배경이다.
특히 문화재 지정 건축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고찰은 가을 나들이 목적지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다.
이 시기에는 유명 관광지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고찰이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산행이 부담스러운 시니어층이나 아이 동반 가족에게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독특한 공간 구성과 조선 후기 건축의 정수를 갖춘 유서 깊은 사찰, 마곡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마곡사
“보물 2점 포함, 전통 양식 법당 보유한 고찰”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에 위치한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 태화산 자락에 자리한 고찰이다.
사적기 자료에 따르면 이 사찰은 9세기에 중창된 선종 중심 사찰로, 이후 오랜 세월을 거치며 구조를 확장하고 역사적 기능을 이어왔다.
마곡사는 계곡을 중심으로 남원과 북원이 마주한 특이한 배치를 이루고 있다. 북원에는 주불전인 대광보전과 14세기 티베트식 상륜부를 갖춘 오층석탑이 있으며 남원에는 영산전과 선 수행 공간이 분리돼 있어 명확한 기능 구분이 가능하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승군의 거점이 되며 심각한 훼손을 입었지만, 이후 재건 과정을 거쳐 18세기에 현재의 가람 구성을 완성했다. 마곡사는 회화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금호, 보응, 일섭으로 이어지는 화승 계보가 존재하며 이들의 예술적 전통을 기리기 위한 불모다례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승 양성과 전통 계승 측면에서 이 사찰이 지닌 문화적 영향력은 적지 않다.
근현대사와의 연관성도 주목할 만하다. 구한말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이 일본인 장교를 처단한 이후 은신하며 출가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의 백련암이다.
법명은 원종이었으며 광복 이후인 1946년 다시 마곡사를 방문해 직접 향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무는 지금도 대광보전과 응진전 사이에 남아 있다.
사찰 내에는 보물 제801호로 지정된 대웅보전이 있다.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여래와 아미타불을 협시보살로 두고 있으며 건물은 조선 중기의 다포 양식과 팔작지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관은 붉은 벽돌이 아닌 전통 목조양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내부는 아치형 천장과 널찍한 마루로 개방감을 준다. 건물 2층 현판은 신라 시대 서예가 김생의 글씨로 전해진다.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로 지정돼 있으며 비로자나불을 주존불로 모시는 중심 법당이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건축물로 팔작지붕과 다포 양식으로 설계됐다.
조선 순조 13년(1813년)에 중건되었으며 문살에는 꽃무늬 조각이, 기둥 위에는 용머리 조각이 삽입돼 장식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불상 상단에는 닫집이 설치돼 불단 전체의 장엄함을 강조한다.
이외에도 14세기 양식이 반영된 오층석탑과 영산전 등 다수의 문화재가 사찰 곳곳에 배치돼 있어 건축사 및 불교문화사 측면에서 탐방 가치가 높다.
마곡사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종교적 신앙과 무관하게 역사, 건축,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마곡사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