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행동, 한국인들은 절대 이해 못 하죠”… 여행할 때, 외국인들이 캐리어 끌어안고 열차 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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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KTX를 타도 전혀 다른 행동
그 배경에는 ‘이런 경험’이 있었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 성연재 기자 (복도 바닥에 버려둔 캐리어)

국내 철도여행은 빠른 이동성과 높은 정시성을 바탕으로 국내 여행의 핵심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KTX는 전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고속철도다.

그러나 최근 해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기존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이용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

객실 내 캐리어 보관 문제는 단순한 공간 부족을 넘어 여행객들의 안전 인식과 이용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유럽에서 열차 수하물 도난을 경험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객실 밖 짐칸을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출처 : 연합뉴스 (서울역)

글로벌 관광객 시대를 맞아 KTX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KTX 캐리어 보관 문화

“유럽 철도에서 시작된 도난 트라우마, 한국 KTX 풍경까지 바꿔”

출처 : 한국철도공사 (KTX-이음)

최근 KTX 객실에서는 좌석 사이 좁은 틈이나 통로에 대형 캐리어를 쌓아두는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객실 출입문 인근에 마련된 수하물 보관대가 있음에도 자신의 좌석 가까이에 짐을 두려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승객 이동이 불편해지고 통로가 좁아지는 등 객실 환경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유럽 철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하물 도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잠든 사이 캐리어가 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게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객실 밖 짐칸은 편리한 보관 공간이 아니라 도난 위험이 존재하는 장소로 인식된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 성연재 기자 (기사가 나간 27일 오전 부산발 서울행 KTX-1 열차에 트렁크 둘 곳이 없자, 한 승객이 트렁크를 복도 바닥에 버려둔 채 탑승한 모습)

반면 한국에서는 KTX 객실 내 수하물 절도 사례가 흔하지 않아 국내 승객들은 이러한 행동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해외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낯선 국가에서 여행 일정을 좌우할 수 있는 캐리어를 눈앞에서 관리하려는 행동이 자연스러운 선택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원인을 이용객의 인식 차이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KTX의 구조적인 한계에서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대부분의 KTX 수하물 보관대는 객실 출입문 인근이나 객실 가장자리에 설치돼 좌석에서는 짐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반면 비교적 최근 도입된 KTX-이음과 KTX-청룡은 수하물 공간이 이전보다 넓게 설계됐지만, 외국인 이용 비중이 높은 경부선에서는 아직 운행 비중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대안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수하물 보관대를 객실 내부로 옮기거나 간단한 와이어 잠금장치를 설치해 도난 우려를 줄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짐칸을 비추는 CCTV를 설치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의 캐리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예매 단계에서 ‘짐칸 인접 좌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구형 KTX 일부 좌석을 개조해 캐리어 동반 전용 공간으로 운영하는 방안 역시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 성연재 기자 (트렁크를 들고 KTX 객실을 이동하는 관광객 )

국내 철도는 이제 내국인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의 여행객이 함께 이용하는 국제 관광 인프라가 됐다.

이용객의 불안을 줄이는 세심한 설계와 서비스 개선이 더해진다면 KTX는 이동수단을 넘어 세계인이 더욱 신뢰하는 철도 여행 플랫폼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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