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현금 사용 보편화 된 나라 많아…
관광객 위한 국내 현금 결제 지원 필요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중 일부는 여행 내내 당황하게 되는 경험을 종종 마주한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현금 사용이 보편적이다 보니, 현금으로도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 믿고 떠난 이들은 ‘노 캐쉬 카드 온리’라는 말을 반복해서 듣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표현에 의하면, “한국은 정말로 카드가 없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나라”라 중 하나다.
원화로 환전해 현금을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먼저 마주한 장벽은 대중교통부터다. 버스를 타려 현금을 내밀면, 기사에게 “노 캐시, 카드 온리”라는 말을 들으며 손사래를 받기 일쑤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환경은 대중교통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키오스크가 빠르게 도입되며 영화관, 카페, 식당 등에서도 현금 사용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보편화되는 것은 디지털 결제의 편리함을 강조한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은 모두에게 동일한 편리함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나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오히려 장벽으로 작용한다.
현금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경우에는 “카드로 결제하면 잘못된 금액이 빠져나갈까 걱정된다”며 “현금을 내면 내가 내는 금액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고 현금 사용의 이유를 밝히기도 한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불편함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 중 일부는 키오스크나 카드 결제 시스템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대형 쇼핑몰이나 관광 명소를 피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카드 사용을 당연시하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현금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는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ATM 철수를 제한하는 법안을 도입했다.
이는 디지털 결제의 확산이 불가피하더라도, 현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다.

한국도 이를 벤치마킹한 사례가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버스 요금을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과 연동된 QR코드 시스템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친숙한 결제 방식을 제공하며, 불필요한 환전과 교통카드 구매 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단순히 관광객의 편의를 넘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일 것이다.
중국 알리페이, 위챗 홍보 기사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