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추천 여행지
울창한 숲길과 시원한 석간수로 유명

산속 깊은 곳, 바위틈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가 있다. 맑고 차가운 그 물은 한 모금만 마셔도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청량감을 준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이 약수는 단순한 산속 샘물이 아니다.
수백 년 전 한 승려가 절터를 찾다 발길을 멈추게 만든 운명을 바꾼 물줄기다. 여름의 끝자락, 녹음이 짙게 깔린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물의 근원지에 닿게 된다.
나무와 바위가 빽빽하게 둘러선 오솔길은 한낮에도 그늘이 깊어 시원함을 선사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풀잎과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잔잔하게 울린다.
그곳에서 만나는 정상은 전주를 내려다보는 장대한 전망을 품고 있으며 오르는 길목마다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이 길동무가 된다. 이 산의 이름은 종남산이다.
해발 608m의 이 산은 전주 동북쪽에 자리한 송광사의 뒷산으로, 평범한 듯 보이지만 그 유래를 알면 발걸음이 달라진다. 과연 어떤 사연이 이 산을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여름과 초가을의 경계에서 종남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종남산
“임산관리소 석간수와 송광사, 정상 조망까지 함께 즐기는 산행 코스”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에 위치한 ‘종남산'(해발 608m)은 전주 동북쪽에서 마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으로, 송광사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종남산이라는 이름은 송광사를 세운 도의선사의 행적과 깊이 맞닿아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도의선사는 절터를 찾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오던 중 이 산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땅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맑고 풍부한 영천수를 발견했다.
그는 이 약수가 특별하다고 느껴 더 이상 남쪽으로 내려가는 일을 멈추고 이곳에 큰 절을 세울 것을 마음속에 정했으며, 그 결정이 오늘날 송광사의 터전을 이루었다고 전한다. 종남산의 이름 역시 ‘남쪽으로 내려가던 길을 멈춘 산’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송광사 뒤편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잡목숲이 이어져 있어 오르는 내내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정상까지는 해발 617m에 달하며, 중간 지점에는 임산관리소가 자리한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석간수는 ‘약수 중의 약수’로 불릴 만큼 유명하며 예로부터 이 물을 마시면 갈증이 해소되고 기운이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등산객들은 종종 이 약수를 병에 담아 내려가기도 하며 그 시원한 맛과 깔끔한 뒷맛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한다.
종남산의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하게 시작되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후반부에는 바위와 경사가 이어져 긴 호흡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길에서 마주하는 숲의 고요함과 돌 사이로 흐르는 바람, 우연히 발견하는 야생화가 힘든 발걸음을 잊게 만든다.
특히 중턱의 임산관리소 근처는 나무 그늘이 짙어 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며 석간수 주변에는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정상에 오르면 전주 시내와 완주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까지 시야가 트여 서쪽으로는 김제평야의 넓은 들판이, 동쪽으로는 내장산과 무등산의 윤곽이 희미하게 보인다.
특히 8월의 정상에서는 푸른 산세와 더불어 초록빛 논이 물결치는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여름철 산행의 묘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종남산은 연중 개방되어 있어 사계절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산행 전에는 충분한 수분과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으며, 여름철에는 모기와 벌 등 곤충을 대비한 복장을 갖추는 것이 안전하다.
여름의 더위를 식히고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약수가 솟아나는 산 종남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