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추천 여행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 근교 4대 명찰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이 사찰은 왕실과 깊은 인연을 이어온 국가적 사찰이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왕이 행차하고 국가 의례가 설행된 기록이 남아 있다. 전쟁으로 대부분 전각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복원 과정을 통해 다시 사격을 회복했다.
독립운동의 흔적까지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층위도 깊다.

서울에 숨은 고즈넉한 사찰, 그 면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진관사
“고려·조선 왕실과 인연 깊은 국가적 사찰, 연중무휴 무료 개방”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길 73에 위치한 ‘진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다. 예부터 “서쪽은 진관사(西津寬)”라 불리며 서울 근교 4개 명찰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고려사』와 『여암전서』에 따르면 진관사는 신혈사의 후신으로, 1010년 고려 현종이 대량원군 시절 왕위 계승 과정에서 자신을 구해준 진관대사를 위해 창건했다고 전한다.
1090년에는 고려 선종이 행차해 오백나한재를 베풀었고, 이후 여러 왕이 참배하며 물품을 보시하는 국가적 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시대에도 왕실과의 인연은 이어졌다. 1397년 태조는 진관사에 행차해 수륙사를 짓고 국행수륙재를 설행하도록 했다.

1442년 세종은 사가독서당을 두고 집현전 학사들을 보내 한글을 비밀리에 연구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록은 진관사가 단순한 사찰을 넘어 국가 의례와 학문 연구의 무대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으로 나한전, 칠성각, 독성전 3동만 남기고 대부분 전각이 소실됐다. 이후 1963년 주지로 부임한 비구니 최진관 스님의 노력으로 옛 사격을 복원했다.
2009년 칠성각 해제복원 불사 과정에서는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숨겨둔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와 『독립신문』 등이 발견돼 독립운동 거점 사찰이었음이 확인됐다.

2013년에는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로 지정됐다.
2006년 주지로 부임한 계호 스님은 템플스테이 체험관과 사찰음식 체험관, 전통문화 체험관을 건립해 역사와 문화, 포교의 중심도량으로서 면모를 갖췄다. 종교와 인종을 넘어 모두에게 열려 있는 ‘마음의 정원’을 지향하고 있다.
2월의 진관사는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 전각의 단정한 선과 산사의 분위기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화려한 계절 풍경 대신 차분한 공간감이 강조되는 시기다.
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역사와 전통, 독립운동의 흔적까지 아우르는 사찰의 면모를 체감할 수 있다.

진관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개방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도 가능하다.
서울에서 잠시 벗어나 천년의 시간과 마주하고 싶다면, 이번 2월 진관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