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런던에서 학술 토론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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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은 다른 꽃들과는 다르게 화사하게 피어난 꽃송이 그대로 뚝 떨어져 마지막을 맞는다.
그 모습이 스러져가는 생명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동백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군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들은 ‘해안선에서 5km 이상 떨어진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자를 폭도로 간주해 총살한다’는 권력의 조치 하에 죽음으로 내몰려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특히 중산간 지역 주민들이 대거 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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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통스러운 역사의 흔적은 여전히 제주 곳곳에 남아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 다크투어로 재탄생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과 더불어, 그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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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제주 4·3 사건의 참혹한 역사와 중산간 마을에서 희생된 이들의 비극을 자세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제주도는 4·3을 주제로 한 국제문학 세미나를 개최하고, 소설의 배경이 된 4·3 유적지를 둘러보는 ‘다크투어'(참상 및 재난 현장을 여행하는 것)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 곳곳에는 4·3의 흔적이 남아있다.
당시 초토화 작전으로 마을이 소실된 ‘잃어버린 마을’ 유적지와 학살터인 정방폭포 인근 소남머리·성산일출봉 주변 터진목, 주민들이 동굴로 숨어든 큰넓궤·다랑쉬굴 등이 역사 탐방지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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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광마을·의귀마을·북촌마을·금악마을·가시마을·오라마을 등 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제주 4·3길’에도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제주 4·3 사건을 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와 4·3 평화재단은 지난 14일·16일에 ‘제주 4·3 기록물’을 주제로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에서 학술 토론 회의를 열었다.
현지 학자들과 언론인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제주 4·3을 세계사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자리로, 평화를 향한 제주인들의 염원이 세계에 닿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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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유럽 특별전을 통해 제주 4·3의 갈등 해결 과정을 국제적 기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제주인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올 겨울, 붉은 동백꽃은 그렇게 4·3 희생자들의 아픔을 간직한 채 제주의 땅에 떨어질 것이다.
그 꽃송이가 차갑고 고요한 땅 위에 툭 하고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70여 년 전 억울하게 스러져간 이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들의 희생이 잊히지 않도록 우리는 이 붉은 동백꽃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