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해외여행 열풍 속
좁아진 제주 하늘길

올해 설 연휴가 6일로 길어지면서 한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1월 25일~30일) 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해 음력 설 대비 73.15% 증가했다.
일본은 여전히 최다 예약지로,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가 1~3위를 차지했고, 방콕과 상하이, 홍콩이 그 뒤를 따랐다.
특히 올해 설 연휴의 해외여행 평균 체류일은 8.1일로, 연휴가 길어진 만큼 여행지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국내여행은 상황이 다소 복잡하다. 국내 여행의 대표 관광지라 할 수 있는 제주도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과 좌석 공급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제주 국내선 항공편은 8.9%, 좌석 공급은 10% 감소했다. 제주를 찾는 국내 여행객들의 불편이 커지면서, 비싼 항공권 가격과 좌석 부족으로 관광업계 역시 걱정을 더하고 있다.
제주공항의 국제선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선 운항편은 1만6천여 편, 이용객은 243만 명으로 급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되찾았다.
하지만 국내선 좌석난은 여전히 심각해 제주 관광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이 다른 여행지를 선택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선 항공권이 감소하자 비행기 표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좌석이 적어진 만큼 가격이 올라 제주도 지역민의 불편도 적지 않다.
홍종민 트립닷컴 한국 지사장은 “단거리 여행지의 예약률은 리드타임이 짧아 국내외 여행 예약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여전히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겨울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지만, 설 연휴의 국내선 좌석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여행으로 몰리는 수요와 국내선 항공 좌석난이 맞물리면서, 제주 관광업계가 황금 연휴 특수를 온전히 누리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뒤따른다.

그러나 트립닷컴의 조사에 의하면, 외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한국 지역으로는 여전히 서울시, 제주시, 부산시, 인천시 등을 손꼽아 여전히 제주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인 지역이라는 사실 만큼은 변함이 없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변화하는 여행 트렌드 속에서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화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