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의 향토음식
올해 초복은 음력 6월 10일(양력 7월 15일)이다. 곧 찔듯한 더위가 온다는 의미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로 더위를 다스리려 하였다.
실제로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땀을 빼면 더운 기운도 가시고 몸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또한 우리나라는 보양식이 발달했다. 보양식이라고 하면 보편적으로 삼계탕을 떠올리지만, 지역별로 여름을 나는 보양식 및 제철음식이 다르다.
올여름은 색다른 보양음식을 먹고 건강을 챙겨보자.
서울 임자수탕& 경기 잣국수
서울은 과거 고궁이나 양반가에서나 즐기던 복날음식인 삼계탕을 주로 먹었다.
어린 닭에 찹쌀, 인삼, 황기, 대추 등을 넣고 푹 고아 만든 한국의 닭 요리다.
그러나 삼계탕과 달리 닭을 시원하게 먹는 ‘임자수탕’도 있었다. ‘깻국탕’ 혹은 ‘백마자탕’이라고도 불렸다.
조선후기 양반가에서 먹는 시원한 보양식으로 유명했다.
경기도, 특히 가평에서는 고품질의 잣이 많이 나 잣국수•잣묵 등의 음식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잣국수는 메밀, 밀국수를 시원한 잣 국물에 말아먹는 음식이다. 콩국수와 비슷한 느낌의 요리이나, 더 고소하고 맑은 맛이 난다.
충청도 어죽
충청도는 내륙과 수산•갯벌에서 나는 재료를 이용한 음식이 조화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어죽(물고기 죽)이 유명하다.
뼈를 바른 민물고기와 쌀, 수제비 등을 넣고 끓여 국물이 매우 진하며 부드럽고 매콤한 감칠맛이 뛰어난 요리다.
바다에서 먹는 컵라면처럼 계곡이나 하천에서 수영한 후 먹는 소울푸드로 자리 잡았다.
전라도 장어구이
전라도는 예로부터 수산업, 농업, 임업 등이 골고루 발달했고 식재료가 풍부해 음식이 발전했다.
그중에서도 소스를 발라 장어를 구워 먹는 장어구이가 유명하다. 단백질, 비타민A 등 이로운 영양소가 풍부하여 원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보통 추운 날씨에 먹지만 여름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보양식이다. 그 외에도 짱뚱어탕, 세발낙지 등 특색 있는 해산물 요리가 많다.
강원도 꾹저구탕
강원도는 타지에 비해 산과 계곡이 많아 민물고기를 이용한 보양식이 발달했다.
이름부터 생소한 ‘꾹저구탕’은 강원도의 향토음식으로 ‘뚜거리탕’이라고도 부른다.
강바닥에 붙어사는 민물고기인 ‘꾹저구’를 이용해 만든다. 미꾸라지를 이용해 만드는 추어탕과 비슷한 느낌의 요리다.
예전에는 강릉, 양양, 고성, 삼척의 하천에서 흔하게 꾹저구를 볼 수 있었는데 현재는 오염이 심해져 매우 청정한 일부 하천(양양 남대천, 강릉 연곡천 등)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일부 영동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다.
경상도 재첩국
민물조개인 재첩을 넣고 끓인 재첩국은 섬진강 부근 지역에서 많이 먹는 경상도의 향토 음식이다.
조그마한 재첩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어 건강에 좋다.
손질한 재첩과 파, 부추 등을 넣어 맑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간단히 소금간만 하여 마시듯 먹는다.
담백하고 깔끔해 아침밥상이나 해장국으로도 인기가 많다.
과거 경상도 지역에서는 새벽시간대에 재첩국 장수가 돌아다닐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제주도 몸국(모자반국)
몸국은 제주도의 향토음식이다. 몸은 모자반(식용 갈조류의 일종)의 제주도 방언이다.
모자반에는 무기질, 비타민,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몸을 데우는데 도움을 준다.
모자반을 넣은 돼지고깃국에 메밀가루를 풀어 먹는다.
해초류를 넣은 돼지고기국이라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소고기 미역국을 생각하면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기름지고 진하며, 부드러운 식감으로 해장국으로 인기가 좋고, 지금도 제주도 잔치상에 꼭 올라오는 음식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