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5월이면 봄의 끝자락에서 초여름의 기운이 서서히 스며든다. 한낮의 햇살은 따뜻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바람은 가볍게 스쳐 지나가며 피부에 싱그러움을 남긴다. 이 계절은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절정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벚꽃과 철쭉이 지나간 자리에 조금 더 단아하고 조용한 얼굴을 한 꽃이 천천히 피어난다. 바로 붉고 연분홍빛을 띠며 둥글게 말린 꽃잎이 겹겹이 포개져 피어나는 ‘작약’이다.
활짝 피어도 수줍어 보이는 그 모습처럼 작약꽃은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작약이 고요히 피어나는 곳, 경상남도 합천군의 ‘핫들생태공원’을 소개한다.

이름부터 눈길을 끄는 이 공원은 합천의 여러 관광지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작약이 피는 5월만큼은 꼭 들러볼 만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축제처럼 북적이지 않아 더 좋고, 사람보다는 꽃과 바람에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시끌벅적한 소란보다는 조용한 꽃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핫들생태공원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핫들생태공원
“작약꽃이 이렇게 예쁠 줄 몰랐어요”

합천군 합천읍 영창리에 위치한 ‘핫들생태공원’은 약 6천 평 규모의 작약 재배 단지로, 합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황강마실길 3구간에 위치해 있어 트레킹과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주변으로는 합천 황강이 유유히 흐른다.
물가를 따라 걷다 보면 공원 곳곳에 조성된 쉼터와 산책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멀지 않은 곳에는 신소양체육공원이 자리해 축구장, 파크골프장, 자전거도로 등 다양한 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작약이 피는 5월에는 공원 안에 푸드트럭이 운영돼 간단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꽃 사이사이 설치된 벤치와 쉼터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하며 편의시설과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꽃밭 사이로 펼쳐진 넓은 들판에 붉고 분홍빛이 물들기 시작하면 이곳의 분위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작약이 가진 부드러운 색감과 단정한 꽃송이는 보는 이의 마음을 천천히 물들게 한다.
합천은 핫들생태공원 외에도 황매산 철쭉, 합천영상테마파크, 정양늪생태공원 등 다양한 자연과 문화 명소가 함께 있는 지역이다. 작약 구경 후 주변 관광지를 연계해 둘러보면 하루가 알차게 채워진다.

잠시 머물다 가기엔 아쉬운 풍경과 여유가 있는 곳, 핫들생태공원은 5월의 합천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귀한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