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천 여행지

붉은 벽돌 건축물과 수백 년 된 거목이 어우러진 풍경은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국내에는 수많은 성당이 있지만, 역사와 건축미, 순교의 의미를 동시에 품고 있는 장소는 그리 많지 않다.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이곳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순교 성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초여름인 6월에는 짙은 녹음이 성당을 둘러싸며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붉은 벽돌 첨탑과 거대한 보호수, 고즈넉한 산책길이 어우러진 모습은 종교를 떠나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랑받으며 사진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금부터 한국 천주교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성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공세리성당
“1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천주교 문화유산의 가치”
공세리성당은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에 위치한 천주교 성당이다.
1890년에 설립된 이곳은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진 성당이자 천주교 대전교구 최초의 본당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문화유산 기념물 제144호로 지정돼 있다.
현재의 성당 건물은 1922년 프랑스 출신 에밀 드비즈 신부의 설계로 완공됐다. 근대식 연와조 건축물로 지어진 성당은 고딕 양식 특유의 높은 첨탑과 붉은 벽돌 외관이 특징이다.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풍경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공세리성당은 순교 성지로서의 의미도 크다. 신유박해가 있었던 1801년부터 병인박해가 발생한 1866년까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아산 지역 출신 순교자 32위를 모시고 있다.
때문에 지금도 많은 신자들이 순례를 위해 방문하며, 한국 천주교 순교 역사를 기억하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하고 있다.
성당 경내에는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대표적으로 예수의 수난 과정을 형상화한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으며, 신앙인뿐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조용히 걸으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성당을 둘러싼 수백 년 된 보호수들은 또 다른 명소로 꼽힌다. 일부 나무는 수령이 350년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여름에는 짙은 녹음 터널을 만들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공세리성당은 다양한 영상 작품의 촬영지로도 활용됐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아이리스 2를 비롯한 여러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지만, 특히 6월의 푸른 나무와 붉은 벽돌 건물이 만들어내는 색감은 많은 사진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성당 내 박물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옛 사제관을 개보수해 조성한 박물관에서는 천주교 박해 역사와 관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이곳에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과거 공세리성당에 부임했던 드비즈 신부가 프랑스에서 배운 방식으로 고약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는데, 이를 돕던 이명래가 제조법을 전수받아 훗날 유명한 ‘이명래 고약’의 시초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공세리성당은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로 운영돼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건축미, 순교의 의미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공존하는 이곳은 6월에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다.
이번 6월, 시간의 흔적과 신앙의 역사가 깃든 특별한 성지를 찾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