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추천 여행지

한겨울, 고요한 성당의 종소리가 마음을 울린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든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스며드는 고딕 양식의 고풍스러움, 수백 년 된 나무가 들려주는 순교자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정지된 풍경 속에서 관람객은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고, 그곳에 깃든 슬픔과 신념을 떠올리게 된다.
충청남도 아산에 자리한 공세리성당은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다. 이곳은 오랜 역사와 아름다움을 품은, 누군가의 신념이 피어 있던 성스러운 공간이다.
고즈넉한 겨울날, 묵직한 울림을 안겨줄 공세리성당으로 떠나보자.
공세리성당
“고딕 양식 건축과 32명의 순교 이야기, 차분한 시간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에 위치한 ‘공세리성당’은 1890년에 설립된 천주교 성당으로, 지금은 순례자와 관광객이 꾸준히 찾는 대표적인 성지이자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붉은 벽돌로 쌓은 고딕 양식의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종탑과 첨탑, 아치형 창문은 유럽의 고성당을 연상케 한다.
단순히 외관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73년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서 신앙을 지키다 생을 마감한 32명의 순교자들을 기리는 장소로서의 무게감이 이곳의 진정한 가치를 더한다.
지금도 성당 뒤편 순교자 묘역에는 그들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방문객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공세리성당은 천주교의 성지이자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다. 옛 사제관 건물은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당시 신부들이 사용했던 생활도구와 종교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그 시절의 시대적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이 성당의 초대 주임신부였던 프랑스 출신 에밀 드뷔즈 신부는 지역 주민을 위해 고약을 직접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 주었는데, 이것이 바로 이후 ‘이명래 고약’의 기원이 되었다.
성당 주변 풍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350년이 넘은 보호수를 비롯해 수십 그루의 거목이 성당을 감싸듯 서 있어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느릿하게 걷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지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공간의 깊이에 빠져들게 된다.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지만, 특히 눈이 살포시 쌓인 겨울날의 고요함은 그 무엇보다도 경건하고 평화롭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성당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주차장과 입구,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차량을 이용할 경우 무료 주차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미사는 주말과 평일 모두 운영되며 순례자들을 위한 시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주일미사는 토요일 오후 5시(주일학교)를 시작으로, 일요일 오전 6시, 9시 30분(교중), 11시 30분(순례자용)으로 나뉜다.
평일미사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에 열리며, 화요일 저녁 7시에는 평일 저녁 미사도 진행된다. 금요일 저녁 7시에는 성시간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깊은 묵상을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입장료는 없으며,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으나 미사 시간에는 내부 관람이 제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역사와 신앙,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이번 1월에는 공세리성당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