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로 글자 일부 탈색
관계기관, 전문 복원과 수사 의뢰 논의 중

부산 도심에서 지하철 한 번이면 도착할 수 있는 ‘금정산’은 일상과 자연이 맞닿는 대표적인 도심형 산행지다. 특히 해발 801미터 고당봉 정상은 부산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지로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 이 고당봉을 둘러싼 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금정산의 생태·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정상을 상징하는 표지석에 훼손 행위가 발생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지점은 오랜 시간 동안 금정산의 대표 이미지로 활용돼 온 상징물 중 하나다.
문제는 표지석 손상 외에도 사건 경위를 밝히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일은 자연보호와 문화유산 관리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립공원 추진과 보존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이 얽혀 있는 금정산 고당봉 정상 훼손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
‘국립공원 추진’ 부산 금정산 고당봉 정상 표지석 훼손
“정상에 올라갔더니 글자가 이상했다”
국립공원 지정이 추진 중인 부산 금정산 고당봉 정상 표지석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 11일 오전 금정산 고당봉 정상의 표지석이 손상됐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고 14일 밝혔다.
고당봉 표지석에는 ‘고당봉’이라는 명칭이 새겨져 있는데, 누군가 ‘고당’이라는 글자 위에 ‘금정’이라고 적힌 노란색 종이를 본드로 붙여 놓은 것이 확인됐다.
종이는 강한 접착제를 이용해 부착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명확한 의도를 가지고 시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금정구청 직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해당 종이가 이미 제거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사전에 종이를 떼어낸 것으로 보이나 남은 접착제가 표지석 표면에 손상을 남긴 정황이 확인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접착제의 영향으로 인해 ‘고당’ 글자의 일부 색이 벗겨지는 등 표면에 마모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표지석 표면에는 본드 자국과 잔여물이 남아 있어 훼손 부위 복원과 제거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정구는 이물질 제거를 위해 전문 업체에 의뢰해 표지석 원상 복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업 방식은 표면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검토 중이다.
현장 주변에는 폐쇄회로(CC) 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금정구 측은 고의성이 짙은 훼손 행위로 보고 경찰 수사 의뢰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시는 현재 금정산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금정산은 총 7만 3천여 제곱킬로미터 규모의 지역에 걸쳐 있으며, 생태적‧지형적‧문화적으로 보호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지역은 수달, 붉은배새매 등 멸종위기종 13종을 포함해 총 1천782종의 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처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기암괴석, 습지 등 60곳의 자연경관 자원과 105점의 문화유산이 산재한 부산 대표 산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