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보며 커피 한 잔, 이게 여행이지”… 주말마다 창가 자리 전쟁이라는 힐링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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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문 여는 매장들
사계절 체류형 상권으로 확장
출처 : 연합뉴스 (강릉 안목 커피 거리)

동해의 푸른 파도가 쉼 없이 밀려오는 해변을 따라 고소한 원두 향이 퍼진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수평선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 빛을 띠며 공간의 분위기를 바꾼다.

두 손으로 커피잔을 감싸 쥔 방문객들은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잠시 일상을 내려놓는다.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 일대에 형성된 커피 거리는 단순한 해변 상권을 넘어 도시 이미지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머무는 경험을 중심에 둔 이 거리는 강릉을 ‘커피 도시’로 각인시키는 핵심 축이다.

출처 : 연합뉴스 (강릉 안목 커피 거리)

동해 해변을 기반으로 자생적으로 성장한 커피 문화가 어떻게 지역 대표 산업으로 확장됐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강릉 안목 커피 거리

“통유리·테라스 좌석 효과, 머무는 공간으로 바뀐 해변 상권”

출처 : 연합뉴스, 촬영 류호준 (강릉 안목 커피 거리)

안목해변 커피 문화의 출발은 1980년대 도로변 자판기 커피였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동전을 넣고 종이컵을 받아 들던 풍경이 이 거리의 시작이다.

관광객들은 김이 오르는 믹스커피를 손에 들고 모래사장이나 방파제에 앉아 동해를 바라봤다.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한 잔의 커피는 소박했지만 여행의 기억으로 남았다.

1990년대 들어 카페들이 문을 열면서 실내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새로운 경험이 더해졌다.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가세하며 거리는 본격적인 ‘커피 거리’의 형태를 갖췄다.

통유리 창과 테라스 좌석이 설치되자 방문객 체류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 류호준 (강릉 안목 커피 거리)

이곳은 사계절 내내 활기를 띤다. 여름 피서객뿐 아니라 겨울 바다를 찾는 여행객도 커피 거리를 방문한다. 주말이면 해변 도로는 차량과 인파로 붐빈다.

창가 좌석을 차지하려는 긴장감이 감돌고, 이른 새벽에는 일출을 담으려는 발길이 이어진다. 붉게 떠오르는 해와 김이 오르는 커피잔을 함께 촬영하는 장면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대형 복층 매장부터 소규모 로스터리 카페까지 다양한 공간이 공존하며, 방문객들은 취향에 따라 장소를 선택한다. 경험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되고, 이는 다시 방문 수요로 이어진다.

커피 거리를 중심으로 제빵소, 브런치 전문점, 디저트 숍, 소품 숍,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소비 동선은 숙박과 식사, 쇼핑으로 확장됐다. 단일 업종을 넘어 관광 클러스터로 기능하며 지역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냈다.

출처 : 뉴스1 (강릉커피축제)

이 성과는 도시 차원의 전략으로 발전했다. 강릉시는 2009년부터 강릉 커피 축제를 개최하며 산업 기반을 다졌다. 축제는 바리스타 경연대회, 로스팅 체험, 원두 산지 교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산업 교류의 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열린 제17회 강릉 커피 축제에는 52만 명이 방문했고, 총소비지출액은 약 442억 원으로 추산됐다.

방문객 중 지역 주민은 18만 명, 외지 방문객은 34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들의 소비 활동이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는 970억 원에 달했다.

지역 대학과 연계한 바리스타 교육 과정과 청년 창업 지원 정책도 추진되며 생산·가공·유통·소비가 연결된 산업 생태계가 구축됐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우려 속에서 커피 산업은 강릉의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출처 : 연합뉴스 (강릉 안목 커피 거리)

다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도 남았다. 2024년 가톨릭관동대 김호석 교수팀이 시의회에 제출한 ‘강릉시 커피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는 차별화된 축제 고도화 전략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파도와 커피 향이 공존하는 거리에서 도시의 미래를 읽으며 강릉 안목 커피 거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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