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아름답다”… 천 년 전 별궁 야경 즐기는 나들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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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어둠이 내려앉은 경주, 달빛과 인공조명이 맞물린 호수 위 풍경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진다. 바람 한 점 없는 밤이면 수면은 거울처럼 고요해져 건물의 지붕과 기둥, 달빛까지 완벽하게 비춘다.

이곳은 단순한 연못이 아니다. 천 년 전 신라 왕실의 별궁이었던 자리에 자리한 역사적 유적이다. 한때 왕자들이 거처하며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고 귀한 손님을 맞이하던 잔치 공간이었지만 신라의 멸망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혔다.

그러던 중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와 앉는 풍경이 이어지면서 ‘안압지’라는 이름이 붙었고 오랫동안 그렇게 불려 왔다. 그러나 1980년대 발굴에서 ‘월지’라는 이름이 새겨진 토기 파편이 발견되면서 이곳의 본래 정체가 드러났다.

그리고 2011년 ‘경주 동궁과 월지’라는 현재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지금은 낮보다 밤이 더 빛나는 장소로, 8월의 한여름에도 은은한 야경과 시원한 밤바람이 여행객을 끌어들인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과연 이 특별한 별궁 터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경주의 밤을 수놓는 동궁과 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동궁과 월지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신라 별궁, 동궁과 월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102(인왕동)에 위치한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 터다. 이곳은 다른 부속건물들과 함께 왕자가 거처하던 동궁으로 사용되었으며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연회를 열던 장소였다.

신라가 멸망한 뒤에는 연못과 건물 터가 황폐해졌고, 기러기와 오리가 찾아와 앉는 모습이 이어져 ‘기러기 안(雁)’, ‘오리 압(鴨)’을 붙여 ‘안압지’로 불렸다.

198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파편이 발견되었다.

기록에 따르면 삼국 통일 후 문무왕 14년(674)에 큰 연못을 파고 그 안에 세 개의 섬을 조성했으며 연못 북쪽과 동쪽에는 12개의 봉우리를 만들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이 기록과 발굴 결과를 종합해 이곳이 신라 시대의 ‘월지’임이 확인되었고, 2011년에 공식 명칭이 ‘경주 동궁과 월지’로 변경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이 일대를 철도가 지나며 많은 훼손이 발생했다. 그러나 1975년 준설을 겸한 발굴조사에서 회랑지를 포함해 크고 작은 건물 터 26곳이 확인되었다.

이후 1980년에 임해전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를 비롯해 신라 건물 터로 보이는 3곳과 월지가 복원되었고 현재까지 그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

발굴 과정에서 많은 유물이 나왔다. 보상화 무늬가 새겨진 벽돌에는 ‘조로 2년(680)’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어 임해전이 문무왕 시기에 지어졌음을 입증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또한 대접과 접시를 비롯한 생활 도구들이 다수 발견되었는데, 이는 신라 무덤에서 출토되는 의례용품과 달리 실제 생활에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해전은 별궁 건물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월지는 신라 원지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연못 가장자리를 곡선으로 설계해 어느 한 지점에서도 연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이러한 설계는 좁은 연못을 마치 넓은 바다처럼 느끼게 하는 효과를 주었으며 신라인들의 공간 활용과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당시 동궁에는 임해전을 포함해 총 27동의 건물이 있었음이 확인되었으며 현재는 세 채만 복원되어 있다. 이 건물들은 야간 조명이 켜지면 금빛과 주홍빛이 어우러져 월지의 수면 위에 고스란히 비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 ‘동궁과 월지’)

특히 8월의 여름밤에는 연못 주변을 감싸는 바람이 한결 시원해져 야경 감상에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낮에는 고즈넉한 고궁의 모습을, 밤에는 화려한 궁중의 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이다.

경주 동궁과 월지는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입장 마감은 오후 9시 30분이며 입장료는 개인 기준 어른 3,000원, 군인·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단체 관람 시에는 어른 2,400원, 군인·청소년 1,600원, 어린이 800원으로 할인된다. 주차는 현장에서 가능하다.

이번 8월, 천 년의 역사를 품은 신라 왕궁의 별궁 터에서 달빛과 조명이 어우러진 야경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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