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끓인 바위, 글 새긴 병풍바위… 실학자의 흔적이 남은 국내 유일 산책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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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강진군 ‘다산초당’)

1801년, 조선의 개혁을 꿈꾸던 한 학자는 억울한 사건으로 인해 바닷길을 따라 남쪽 끝으로 향했다. 정약용, 그는 유배지에서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조선 후기 최대의 사상적 결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무대가 된 장소가 바로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이다. 일반적인 유배지가 아닌, 제자를 가르치고 600권이 넘는 저술을 남긴 생산의 공간.

오늘날까지도 ‘실학의 성지’로 불리는 이곳은 가을이 시작되는 9월, 더욱 깊은 사유의 장소로 다가온다. 기와지붕 아래 적막한 초당과 병풍처럼 둘러선 산줄기, 정석이라 새긴 바위 하나에도 학자의 사상이 깃들어 있다.

단순한 사적지 탐방을 넘어 조선 사회를 꿰뚫은 실사구시 정신의 탄생지를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강진군 ‘다산초당’)

유배라는 한계 속에서도 시대를 이끈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 다산초당으로 떠나보자.

다산초당(다산 정약용 유적지)

“제자 머물던 암자·정자 등 고증 복원 유구 현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강진군 ‘다산초당’)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다산초당길 68-35에 위치한 ‘다산초당’은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거처하며 학문과 저술 활동을 펼쳤던 유적지다.

초당은 만덕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강진만이 내려다보이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고립되면서도 풍광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다산’이라는 호는 이 지역 귤동 뒷산 이름에서 비롯되었으며 정약용은 이 호를 남긴 채 18년간의 유배생활을 강진에서 보냈다.

정약용은 1801년 신유사옥으로 인해 경상도 장기로 유배되었다가 황사영 백서사건과 관련되어 다시 강진으로 옮겨졌다. 유배 초기 8년 동안은 읍내 주막과 고성사의 보은산방, 제자 이학래의 집 등에서 생활했다.

이후 1808년 봄부터 해배되는 1818년 9월까지는 본격적으로 다산초당에 머무르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60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완성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강진군 ‘다산초당’)

초당 시절, 정약용은 단순히 학문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라 제자를 양성하며 조선 후기 실용사상을 정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의 다산초당은 1957년 다산유적보존회에 의해 복원된 것이다. 유배 당시 정약용이 거처하던 동암, 제자들이 머물렀던 서암이 함께 복원되었으며 초당 주변에는 다산의 흔적이 남은 유적이 곳곳에 보존되어 있다.

병풍바위에 정약용이 직접 새겼다고 전해지는 ‘정석(丁石)’ 글자가 남아 있고, 다산이 수맥을 찾아 사용했다는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인 다조, 연못과 석가산이 어우러진 연지석가산 등이 실물로 확인된다.

또 흑산도에 유배된 둘째 형 약전을 그리워하며 지은 천일각 정자도 남아 있어 다산의 인간적인 면모까지도 살필 수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강진군 ‘다산초당’)

이러한 유적들은 다산의 사상을 단순히 문헌 속 인물로서가 아니라, 현실과 맞서며 사유하고 행동했던 인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성리학의 공리공론을 벗어나 실용적 학문으로 시대를 개혁하려 했던 정약용의 철학은 바로 이 강진의 초당에서 현실화되었다.

조선의 행정과 제도를 분석하고, 민생과 국정 전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 했던 시도가 모두 이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다산초당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 시설도 마련돼 있어 자가용을 이용한 방문이 가능하다.

상업 시설이 많지 않아 조용한 탐방이 가능하며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 인근 유적지와 연계 관람도 가능하다. 9월, 사색과 실천의 공간으로 남은 다산초당에서 실학의 숨결을 따라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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