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쿠라가 어딜 우리 땅에 들어오려 하나”… 뉴욕 타임즈도 주목한 우리 땅에 벚꽃 심는 ‘왕벚프로젝트’

외신도 주목하는 ‘왕벚 프로젝트’
우리만의 벚꽃 나무 심자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벚꽃 거리)

벚나무에는 하나의 종류만이 있지 않다. 양벚나무, 신양벚나무, 겹벚나무, 왕벚나무 등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벚나무들이 존재한다.

벚나무의 종류만 해도 200여 종이 넘는다고 하니 벚꽃에는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벚나무에도 가슴 아픈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난 달, 뉴욕타임즈(NYT)에서는 한국에서 진행 중인 ‘왕벚프로젝트 2050’을 조명했다. ‘왕벚프로젝트 2050’은 2050년까지 제주도, 해남 등지에서 자생하는 200여 그루의 왕벚나무로 전국 가로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종 벚나무 ‘소메이요시노’를 대체하겠다는 캠페인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천황을 위해 사쿠라 꽃잎처럼 지라”는 명령이 있었을 정도로, 일제 시대에 벚꽃은 일본이 식민지에 남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이었다. 일본이 식민지로 점령한 국가에 심어 놓은 ‘소메이요시노’는 한반도에 있어 가슴 아픈 역사와 닿아 있을 수 밖에 없다.

1901년 동경대학 식물학 교수 마쓰무라 진조가 ‘푸르노스 에도엔시스 마쓰무라’라는 학명을 세계 학회에 등재시키면서 왕벚나무의 원산지 논쟁이 일었으나 1908년 프랑스 신부 에밀 타케가 한라산 북쪽에서 왕벚꽃을 채집하면서 세계에 한국에서 자리 잡고 있던 왕벚나무 자생지가 알려지게 되었다.

한일 양국에서 100년간 이어진 벚꽃 나무 원산지 논쟁은 게놈 분석을 통해 제주 왕벚나무가 일본 왕벚나무인 ‘소메이요시노’와 다르단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론이 지어졌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소메이요시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경주 보문정)

신라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 경주조차 벚나무 5576그루 중 4956그루인 89% 비중의 벚나무가 일본산 벚나무인 소메이요시노라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심지어 대한민국 국회와 여의서로에 식재된 벚나무 90%도 일본이 원산지인 소메이요시노 벚나무다. 벚꽃으로 퍼뜨린 일본의 영향력이 아직까지도 잔존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산 왕벚나무는 일본의 소메이요시노에 비해 털이 없고, 개체에 따라 다양한 변이가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한국의 왕벚나무는 기후 변화와 환경 변화에 대응력이 높아 신품종 개발 가능성도 크다.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의 왕벚나무)

생태학자와 원예전문가, 독림가, 언론인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왕벚프로젝트 2050’은 이런 한국산 벚꽃의 역사를 알리고 우리 땅에서 나는 왕벚꽃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일이 벚꽃을 해방시키는 첫걸음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좋아하는 국가’라고 하면 일본을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國花)는 사쿠라(벚꽃)이 아니지만, 미디어에 비춰지는 일본의 모습은 벚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도 훌륭한 제주산 벚나무인 ‘왕벚나무’가 있으니 그 자생지를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 뉴스1 (제주 한라산 벚꽃)

제주 한라산에 자리잡고 있는 관음사 뒷편은 프랑스 신부 에밀 타케가 한국산 왕벚나무를 처음으로 발견한 지역이다. 해발 450m에서 900m 사이 산허리를 한 바퀴 도는 이 지역에는 100년생은 족히 되는 왕벚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다.

한라산에는 이외도 올벚나무·산벚나무·잔털벚나무·섬개벚나무·산개버찌나무·사옥·한라벚나무 등의 다양한 벚나무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한라산은 세계 유일의 왕벚나무 자생지이니 봄에 한라산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 소중한 자생 벚꽃을 감상해보자. 자생 벚꽃의 소중함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벚꽃의 역사를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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