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데는 소문 안 났으면 좋겠다”… 바위·정자·호수가 어우러진 힐링뷰 무료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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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청풍정)

짙은 안갯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절벽 위 정자에 스며든 한 여인의 마지막 숨결. 140여 년 전, 충북 옥천의 깊은 산수 속에서 펼쳐진 비극적 사랑의 결말은 아직도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묵직하게 만든다.

조선말 개화의 선두에 섰지만 정변 실패로 쫓기듯 살아야 했던 김옥균, 그의 곁을 지키던 기생 명월. 둘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으로부터 등을 돌린 채 서로의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꿈처럼 스쳐간 시간 뒤에 남은 것은 절벽 아래로 사라진 명월의 짧은 생과 그녀가 남긴 유서 한 장뿐이었다. 오늘날 그 자리에 새겨진 ‘명월암’ 세 글자는 단순한 흔적이 아니다.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 삶의 끝자락에서 꽃핀 비극적인 사랑이 이곳에 아직도 머물고 있음을 증명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청풍정)

겨울 햇살에 빛나는 물길과 고요히 흐르는 바람 속, 김옥균과 명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청풍정으로 떠나보자.

청풍정

“기생 명월과 개화파 김옥균의 은둔 이야기, 지금은 힐링 산책지로”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청풍정)

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에 위치한 ‘청풍정’은 자연과 역사가 고요히 어우러진 정자다. 이곳은 고려시대부터 산수가 수려해 선비들이 머물며 시를 읊던 장소로 전해진다.

그러나 청풍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조선말기 격동의 정국 속에서 실각한 개화파 김옥균이 이곳에 몸을 숨겼다는 사실이다.

1884년 12월 우정국 개업식 연회에서 김옥균은 박영효, 홍영식 등과 함께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그들은 사대당 핵심 인물들을 제거하고 새 정부를 구성했지만, 청나라 군대가 개입하며 정변은 불과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 후, 김옥균은 세상을 피해 청풍정으로 내려왔고, 그와 함께했던 이가 바로 기생 명월이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청풍정)

청풍정의 절벽 아래 굽이치는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김옥균은 정치적 야망을 꺾지 않은 채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어느 날, 명월이 물아래로 몸을 던지는 일이 벌어진다.

그녀는 유서를 남겼다. “김옥균과 함께 보낸 시간이 인생의 영화와도 같았지만, 나로 인해 선생이 뜻을 펼치지 못할까 두렵다”는 마지막 인사였다.

김옥균은 명월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녀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렀고, 이후 청풍정 아래 바위에 ‘명월암’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지금도 그 바위는 명월의 이름을 머금은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풍정은 단순한 정자가 아니다. 이곳은 역사와 사랑, 비극이 겹겹이 스며든 장소다. 고요한 산수 속, 청풍정에 앉아 명월이 바라봤을 풍경을 눈에 담는 순간, 누구라도 그 애틋한 사연에 마음이 젖게 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청풍정)

한겨울에도 물이 흐르고, 바람은 잔잔하게 머물며, 김옥균이 겪었을 혼란과 명월이 품었던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청풍정은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따로 없다. 역사적 사연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조선 말기 한 연인의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며 조용한 겨울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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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무나 아름답고슬픈이야기ㅡ서정적그리움과방황속에 초야에묻혀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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