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장마철 골라 갑니다”… 비 오는 날 더 아름다운 숨은 궁궐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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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까지 감동인 세계유산 속 산책길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후원)

비 오는 날 굳이 나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 빗소리에 더해지는 풍경의 깊이부터 젖은 기와와 연못 위에 이는 물결, 정자 지붕에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까지 오히려 비가 와야 제 매력을 드러내는 공간이 서울 한복판에 숨어 있다.

이름도 그럴듯한 ‘금원’이지만, 그 유래를 알고 나면 단지 고궁이 아니라 왕의 은밀한 쉼터였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조선의 왕 중에서도 특히 정조는 이곳을 각별히 아꼈다고 전해진다.

신하들과 함께 시 짓기를 하며 풍류를 즐기기도 했고, 제때 시를 짓지 못한 신하를 연못 한가운데 섬에 잠시 유배 보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지금은 누구나 입장권만 있으면 방문할 수 있지만 한때는 왕과 극소수의 신하만이 들어갈 수 있었던 폐쇄된 공간이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후원)

흔한 산책로와는 차원이 다른 고요함과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소다. 빗속에서도 놓치기 아까운 고궁의 진짜 매력, ‘창덕궁 후원’으로 떠나보자.

창덕궁 후원

“비 올 때 더 예쁜 조선 왕의 정원, 창덕궁 후원”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후원)

서울 종로구 율곡로 99에 위치한 ‘창덕궁 후원’은 조선 시대 궁궐 정원의 전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창덕궁의 북쪽에 자리하고 있어 ‘북원(北苑)’, 궁궐의 뒤편에 있다고 하여 ‘후원(後苑)’으로 불렸으며,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던 공간이기에 ‘금원(禁苑)’이라는 이름도 함께 전해진다.

이곳은 오직 왕실 구성원만 사용할 수 있었고, 조선의 여러 임금들이 휴식과 사색, 문화 활동을 위해 찾았던 공간이다.

특히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는 세손 시절부터 후원을 각별히 아꼈으며, 후원의 뛰어난 경치를 직접 고른 열 곳을 ‘상림 10경’이라 이름 붙이고 자주 찾았던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창덕궁 후원)

그가 유독 사랑했던 장소 중 하나는 어수문 앞의 ‘부용지’다. 부용지는 인공 연못으로, 연못 안에 조성된 섬과 그 위에 세운 정자인 부용정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만든다.

정조는 이곳에서 신하들과 함께 시를 짓고, 배를 띄워 잔치를 벌이곤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시를 제때 짓지 못한 신하를 연못 안 섬으로 보내 장난스레 유배를 보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창덕궁 후원의 정원은 인위적으로 지형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지세에 맞춰 단을 만들고 건물을 배치했으며 연못과 괴석, 정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한국 전통 조경의 미감을 보여준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창덕궁 부용지 일원)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부용정 외에도 존덕정, 애련정 등이 있으며, 이들은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는 진한 녹음과 연못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 덕분에 후원의 풍경은 더욱 깊이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자 지붕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수목과 연못의 조화는 비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정취를 만들어낸다.

창덕궁 후원은 현재 예약제로 운영되며, 일반 관람은 약 60분, 심화 관람은 약 90분 소요되는 해설 동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애련지 일원과 연경당)

창덕궁 정문 인근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으며, 창덕궁 본궁과 후원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도 선택할 수 있다.

자세한 운영 정보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상대적으로 관람객이 적어 한층 조용한 분위기에서 후원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정자에 앉아 비 내리는 연못을 바라보거나, 적막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왕들이 이곳에서 어떤 풍경을 즐겼는지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창덕궁 후원은 단순한 궁궐의 부속 공간이 아니다. 조선 왕실의 미의식과 철학, 자연과의 조화를 담은 정원 문화의 결정체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애련지 일원과 연경당)

특히 비 오는 여름날, 그 고요한 아름다움은 더욱 깊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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