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추천 여행지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마음도 함께 풀린다. 겨울의 흔적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따뜻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꽃을 찾아 나서지만, 벚꽃만 보고 돌아서기엔 어딘가 아쉽다. 흩날리는 꽃잎 아래 오래된 사찰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내고, 고요한 숲길을 걷다 보면 나뭇가지마다 연한 초록빛 새잎이 고개를 내민다.
바람은 나뭇잎 사이를 스치며 속삭이듯 불고,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잠시 멈춘 듯하다.
모래사장을 맨발로 거닐다 보면 발끝으로 전해지는 감촉에 마음이 맑아지고, 찻잎 사이로 내려앉은 햇살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계절의 정취가 온몸에 스며든다. 걷고, 쉬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곳.

봄날의 풍경은 잠깐 머물렀다 사라지지만, 그 안에서 마주하는 감정과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꽃과 숲, 바다와 차밭, 그 모든 풍경이 어우러진 여행지라면, 올해 봄은 조금 더 특별해질 것이다.
올봄 꼭 가야 하는 보성 여행지 3곳
“SNS에 올리면 반응 폭발할 명소”

산들바람에 실려온 봄기운이 전남 보성 대원사에 벚꽃을 피우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도 연둣빛 생명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성에서의 봄날 벚꽃 여행의 백미는 단연 천년고찰 대원사 앞 왕벚꽃나무길이다.
1980년부터 식재된 약 4천 그루의 왕벚나무가 5.5km 구간에 걸쳐 벚꽃 터널을 만들어내며 장관을 이룬다.
이 환상적인 풍경 속에서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제12회 보성벚꽃축제’가 펼쳐진다.

벚꽃길 끝자락에는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대원사’와 함께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티베트박물관’도 자리하고 있어, 조용한 사찰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국도 18호선 미력면에서 복내면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에는 1960년대 조성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마다 연한 초록 새잎이 솟아오르며 도로 전체에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다.
5월 ‘보성다향대축제’가 열리는 시기에는 이 구간에서 ‘보성녹차마라톤대회’도 함께 열린다.

남쪽 바다의 따스한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송림과 해변이 어우러진 율포솔밭해수욕장도 가볼 만하다.
곱게 펼쳐진 모래사장을 맨발로 거닐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자연의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계단식 보성 녹차밭은 차분하고 평화로운 풍경으로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성군 관계자는 21일 “봄날의 보성은 그 자체로 특별한 여행지로 거듭난다”며 “다양한 자연의 얼굴 속에서 걷고, 쉬고, 맛보는 모든 순간이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