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추천 여행지

서울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 아직 단풍도 물들지 않은 10월의 막바지, 그러나 단 하나의 나무는 머지않아 황금빛으로 주변을 물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수령 1,100년으로 추정되는 이 은행나무는 그 오랜 세월 동안 어느 산사의 중심을 지켜왔다. 일반적인 단풍보다 일찍 물드는 탓에 매년 가을, 전국의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은행나무 명소로 알려져 있다.
나무 아래 깔리는 노란 잎이 만든 자연의 융단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한 편의 오래된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더불어 산사의 창건 시기는 무려 900년을 넘어선다.
신라 말기 창건돼 고려와 조선을 지나 일제강점기까지 역사의 굴곡을 모두 안고 있는 이 사찰은 단풍철이 되면 전통 건축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조화로 더욱 빛난다.

서울 근교에서 조용한 가을 여행지를 찾는 이라면, 경기도 양평의 이곳으로 떠나보자.
용문사 은행나무
“시니어 관광객에게 추천, 이동성 고려한 대중교통 접근 가능한 국내 여행지”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에 위치한 ‘용문사’는 서기 913년, 신라 신덕왕 2년에 대경대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설에 따라서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직접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어 사찰 자체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중창이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의병 활동의 근거지로 활용되며 사찰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됐다.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09년 취운스님이 화재로 소실된 전각들을 복원하면서부터다. 1938년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명부전, 삼성각, 범종각 등이 차례로 다시 세워졌다.

사찰 안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유산들도 보존돼 있다. 대표적인 것은 보물 제531호로 등록된 ‘정지국사 부도’와 ‘사리탑’이다. 이 두 유물은 고려시대 고승인 정지국사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용문사의 종교적 깊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상당수는 건축물이 아닌, 단 하나의 생명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사찰 경내 중심에 서 있는 천연기념물 제30호 은행나무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1,1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만 해도 42미터에 달한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주변보다 먼저 황금빛으로 물들며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나무로 불린다.
현재 시점인 10월 말에는 아직 색이 완전히 들지 않았으나, 다음 주쯤이면 가장 화려한 색감을 자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무가 위치한 자리는 사찰의 중심축이자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지며 오랜 세월 순례객과 참배객의 발걸음을 묵묵히 지켜봐 왔다.
은행나무 외에도 사찰 곳곳에는 다양한 불교 조각과 전각들이 자리해 있다. 건물들은 주변 숲길과 자연 지형을 따라 배치돼 걷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안정감과 정서적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엔 전각 지붕 위에 떨어진 은행잎이 또 하나의 풍경을 완성한다. 용문사는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자연과 역사가 함께 숨 쉬는 복합 문화유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교통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약 1시간 20분, 상봉터미널에서는 1시간 10분이 소요되며 요금은 각각 6,300원, 5,200원이다.

중앙선 열차를 이용하면 청량리역에서 용문역까지 이동한 후, ‘용문사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린 뒤 도보로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양평 시내에서도 시내버스가 수시로 운행돼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지 않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500원이며 만 65세 이상은 무료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사찰 인근에 마련된 전용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은 더욱 높다.
가을 정취가 본격적으로 무르익는 다음 주, 천 년을 넘긴 은행나무와 함께 깊어가는 계절을 마주하러 용문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입장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