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만들어낸 겨울 풍경
섶다리의 숨은 매력

겨울이 깊어가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과 강원 내륙에는 10cm 이상의 적설량이 예상되며, 전라·충청 지역에도 폭설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추위와 함께 전국이 새하얀 눈으로 덮이면서, 평소와는 다른 겨울철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겨울이면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연출하는 섶다리 여행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섶다리는 나무와 풀, 진흙을 엮어 만드는 전통 방식의 다리로, 현대적인 교량이 등장하기 전까지 강을 건너는 주요 수단이었다.

현재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일부 지역에서 문화유산으로 복원되며 겨울철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섶다리는 겨울이면 설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영월군 주천면에 위치한 섶다리는 예로부터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강 양쪽 마을을 연결하던 다리는 매년 가을이 되면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이듬해 장마가 오기 전 철거하는 방식으로 유지되었다.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이용해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소나무 가지와 진흙을 덮어 다리를 완성하는 과정이 전통 방식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걷다 보면 나무가 흔들리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며,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지역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선 숙종 시기, 강원 관찰사가 단종의 묘소인 장릉을 참배하기 위해 주민들이 섶다리를 놓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이 다리에서 조선 숙종 때부터 ‘쌍섶다리 놓기’가 민속놀이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에는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관광명소로 조성되었다.
영월문화원은 전통 섶다리 밟기를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사업으로 선정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축제도 운영하고 있다.

주천강 섶다리는 강을 건너면 캠핑장과 연결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캠핑과 함께 겨울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며, 인근에는 메주를 쑤어 전통 방식으로 숙성시키는 농가도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겨울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하얗게 덮인 섶다리를 건너면, 현대적인 다리와는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섶다리는 단순한 다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설경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며,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올겨울, 전통이 깃든 섶다리를 걸으며 한적한 자연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