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맥문동 명소
9월 가볼 만한 자연명소
작은 것을 모아서 큰 것을 이룬다는 의미의 ‘집소성대'(集小成大)는 우리 삶을 넘어 생태계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다.
10원이 모여 천 원이 되고, 거창하지 않은 생활습관이 쌓여 한 인간을 구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즈음 만개하는 보랏빛 맥문동도 마찬가지다. 30~50cm의 아담한 길이에, 수수하기 짝이 없는 외양을 지녔다.
그러나 무더기로 나는 특성으로 인해 보랏빛 물결을 자아낸다. 그야말로 ‘집소성대’한 식물인 것이다.
이번 9월, 아름다운 색감과 생명력을 지닌 맥문동을 만나러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선비정신을 배울 수 있는 이색명소, 600년 수령의 나무를 볼 수 있는 장소도 함께 방문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범우리공원 맥문동군락지
경북 예천군 갈음밭길 123-101에 위치한 ‘범우리공원’은 아파트 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해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다.
주민들의 쉼터로 큰 사랑을 받는 이곳은 산책로의 경사가 완만할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거닐 수 있도록 야자매트를 놓아 누구나 어려움 없이 들를 수 있다.
또 공원 내부에는 숲 속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어 싱그러운 녹향을 맡으며 뛰어놀 수 있다.
한편 이곳은 ‘숨은 맥문동 명소’로도 유명하다. 인근 주민들만 아는 꽃명소로 타지인들에게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아 한적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울창한 소나무와 아기자기한 맥문동이 반겨주는 범우리공원에 방문해 힐링 가득한 시간을 즐겨보자.
인근에는 도심 속 힐링센터인 ‘천년숲’과 탁 트인 풍광을 자랑하는 ‘원당지’등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에 좋다.
초간정
맥문동이 가득한 범우리공원에서 나들이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경북 유형문화유산을 감상하러 가보자.
경북 예천군 용문면 용문경천로 874에 위치한 ‘초간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저술한 조선의 학자 ‘권문해’가 지은 정자다.
권문해 선생이 심신을 수양하던 곳으로 알려진 이곳은 짙은 솔향을 자아내는 소나무숲과 어우러져 사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한편 이곳은 멀리서 조망하듯 보아야 더욱 아름답다. 암반 위에 자리한 고즈넉한 정자와 곧게 솟은 소나무가 어우러지는 경관이 장관이기 때문이다. 정자에서 멀리 떨어져 근사한 사진을 남겨보자.
인근에는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예천 용문사대장전’, 가족 여행지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출렁다리마을 팜스테이’ 등이 자리해 있다.
석송령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하는 초간정에서 선비정신이 물씬 느껴지는 비경을 감상했다면, 이번에는 600년 수령의 소나무를 만나러 떠나보자.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 804에 위치한 ‘석송령’은 추정수령 약 600년으로 높이 10m, 가슴높이 줄기둘레 4.2m, 그늘면적 1,000㎡의 규모를 지닌 반송이다.
1930년경 이곳에 살던 ‘이수목’이 석송령(石松靈 : ‘영험이 깃든 나무’라는 의미)이라고 명명한 후 자기 소유의 토지를 줘, 석송령은 3,937㎡의 토지를 소유한 부자나무가 되었다.
세금납부는 물론, 재산을 불려 관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까지 한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