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 중 발생한
문화재 훼손 논란
KBS 사과에도 이어지는 비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의 만대루가 드라마 촬영 중 훼손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KBS 드라마 촬영팀이 소품 설치를 위해 나무 기둥에 못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문화재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번 대두되고 있다.
지난 12월 30일, 경상북도 안동시에 위치한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KBS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팀이 모형 초롱 6개를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5개의 못을 박았다.
해당 사실은 현장을 목격한 관람객의 신고로 밝혀졌으며, 안동시는 즉각 촬영팀에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남은 못 자국의 크기는 두께 2~3mm, 깊이 약 1cm로 문화재 손상이 명백했다.
병산서원은 조선 중기의 소박하고 절제된 건축미를 대표하는 누각으로, 보물 제260호로 지정된 귀중한 유산이다.
이곳은 본래 고려 시대 풍악서당에서 시작해 조선 선조 때 유성룡 선생이 현 위치로 옮겼으며, 이후 교육과 선현 배향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또한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몇 안 되는 서원 중 하나로, 그 역사적 가치가 크다.
특히 만대루는 조선 중기 건축물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한국 전통 건축의 미학을 상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촬영 허가를 받으며 명시된 “문화유산 보호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훼손 행위를 금지한다”는 규정을 어긴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복구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KBS는 과거 대하사극 <대조영> 촬영 당시 문경새재 관문에 대못을 박아 비판을 받은 전례가 있어,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수지 처리 등 복구 작업을 진행하면 오히려 훼손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신중한 복구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병산서원 같은 문화재는 못질 하나도 허가가 필요하다”며, 문화재의 소유주 여부와 관계없이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촬영 사고를 넘어,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존중과 보호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귀중한 문화재가 훼손된 만큼, 앞으로는 촬영 허가 절차와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윗물이 맑아지…
예능국장이 문제인거 아닌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