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 여행지

몸이 먼저 반응하는 길이 있다. 발밑이 미세하게 흔들릴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시야 아래로 금강이 펼쳐질 때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걸음마다 출렁이는 진동이 여행의 리듬이 되고, 그 위에서 마주하는 바람과 풍경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다.
충청남도 금산의 월영산 출렁다리는 단순한 교량이 아니라 걷는 체험을 완성하는 장소다. 높이 45미터의 공중에서 산과 강이 맞닿는 장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안전성과 스릴을 모두 잡은 무주탑 출렁다리는 여행객의 감각을 깨운다.
여기에 완만한 데크길 산책로와 달맞이 전통을 품은 월영산의 역사까지 더해지면, 체험·휴식·문화가 공존하는 종합 힐링 코스로 완성된다.

이번 11월 초, 가벼운 산책과 짜릿한 감각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이 특별한 여행지로 떠나보자.
월영산 및 월영산 출렁다리
“데크길·완만한 능선·음식까지 한 코스로… 11월 초 여행지로 제격”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241-8에 위치한 ‘월영산 출렁다리’는 2022년 4월 28일 개통된 비교적 새로운 시설이다. 높이 45미터, 길이 275미터, 폭 1.5미터의 규모로, 주탑 없이 설계된 무주탑 구조가 특징이다.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를 잇는 이 다리는 구조물 자체가 출렁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단순히 경관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걷는 순간’이 곧 관광이 되는 장소다.
다리 위에 오르면 발끝을 따라 진동이 전해지고, 아래로는 금강 상류의 물줄기가 흘러 산세와 수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출렁다리의 최대 수용 인원은 1,500명으로, 중형 태풍 수준인 초속 30.8미터의 바람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안정성도 높다. 시니어 세대나 가족 단위 방문객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출렁다리를 건넌 뒤에는 자연과 맞닿은 또 하나의 길이 이어진다. 바로 원골 인공폭포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약 1킬로미터의 데크길 산책로다.
약 45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큰 오르막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산책로에서는 흐르는 물소리와 숲 향기가 어우러지며, 오전 시간대엔 나뭇그늘이 햇살을 가려 한층 시원하다. 가을의 끝자락에도 여전히 싱그러운 초록과 금빛 낙엽이 어우러져 계절의 변화를 천천히 체감할 수 있다.
한편 월영산(月迎山)이라는 이름에는 ‘달을 맞이하는 산’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오래전 이 지역에선 정월대보름 달맞이 풍습이 전해 내려왔고, 월영산과 이웃한 성인봉 사이 비들목재 위로 뜨는 달의 방향을 보고 한 해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다고 한다.

지금도 월영산 정상에서는 충청과 전라 일대의 주요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갈기산, 천태산, 백화산, 삼도봉, 덕유산, 마이산 등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는 맑은 날이면 전북 진안과 무주 능선까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산행 코스는 종주형으로 총길이 약 3.9킬로미터, 순수 이동 시간은 1시간 30분 내외다. 일반적인 등산에 비해 짧고 완만한 편이라 초보자나 시니어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산행은 기러기공원에서 출발해 월영계곡, 전망바위, 안자봉, 월영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코스다. 등산로 입구에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어 대부분의 방문객이 기러기공원에 차량을 두고 도보로 약 500미터 이동해 산행을 시작한다.
하산 후에는 어죽마을에서 금산의 대표 토속음식인 어죽이나 도리뱅뱅이를 맛보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지역에서 잡은 민물고기와 채소를 활용한 음식은 등산 후 허기진 몸에 제격이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개방된 시설로 별도의 입장료나 운영시간제한이 없으며, 인근 기러기공원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출렁다리의 짜릿한 흔들림과 달빛을 품은 산세, 여유로운 산책로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월영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