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필 무렵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 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 이별가를 불러 주던 못 잊을 사람아’
1940년대 초반, 일제 강점기 무렵에 발표된 한국의 트로트 곡인 <찔레꽃>은 드라마 <야인시대>에도 등장할 만큼 애정을 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여 부르는 곡이다.
1995년에는 한국적인 정서로 유명한 가수 장사익이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라는 가사가 돋보이는 <찔레꽃>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많은 가수들에게 영감을 주는 꽃인 찔레꽃의 꽃말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를 잘 담아낼 수 밖에 없는 꽃이기도 하다.
찔레꽃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흰색 혹은 연분홍색으로 개화하지만, 최근에는 찔레꽃 명소를 보기 드물어진 감이 있다.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이 있고, 은은한 향기가 있는 찔레꽃을 볼 수 있는 국내 명소를 소개한다.
산청군 금포림
산청군 차황면 금포림 둑길에서는 이 시기에 새하얗게 피어나는 찔레꽃 군락을 만나볼 수 있다.
수령이 많은 버드나무 군락지로도 유명하여 금포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버드나무 뿐만 아니라 찔레꽃도 만나볼 수 있다.
금포림은 2007년 장사익의 축하 공연으로 연을 맺은 뒤, 금포림에서 차황면으로 이어지는 둑길에 찔레꽃을 식재하여 올해에는 5월에 ‘장사익 찔레꽃 음악회’도 개최한 바 있다.
금포림은 2001년 2월 22일 경상남도 문화재 기념물 제 232호로 지정되어, 인근에 있는 점남마을 사람들에게도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하는 상징적인 명소다.
장사익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장사익과 인연이 많은 금포림에 방문하여 찔레꽃을 감상해 보자.
소매물도 마을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소매물도길 65에 위치한 소매물도는 한려수도의 보물이라고도 불리는 자그마한 섬이다.
소매물도에는 나무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하기에 좋다.
특히, 소매물도의 탐방로에서는 커다란 남매 바위와 지금은 폐교된 소매물도의 분교에서 만날 수 있는 수령 400년이 넘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찔레꽃 군락이 있어 곳곳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8경 중 하나인 한려수도 중에서도 국가지정문화재인 등대섬은 통영 8경 중 하나일 정도로 경관이 빼어나다.
통영 바다와 찔레꽃을 만날 수 있는 소매물도는 통영항 여객터미널에서 하루 3번 운항하는 소매물도행 배를 타면 방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