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추천 여행지

벚꽃이 하나둘 지고 나면 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꽃비처럼 흩날리는 꽃잎을 마지막 장면이라 여긴 채, 사람들의 시선은 어느새 여름으로 향한다.
하지만 진짜 봄의 절정은 그 이후에 찾아온다. 겹겹이 꽃잎을 쌓은 겹벚꽃이 더 짙고 화사한 빛으로 피어오르고, 산책길을 따라 철쭉이 분홍빛 물결처럼 퍼져나간다. 봄은 그렇게, 더 풍성하고 더 강렬하게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 봄의 끝자락을 가장 아름답게 품은 곳이 전주 한복판에 있다. 굳이 멀리 떠날 필요도, 입장료를 걱정할 이유도 없다.
전주 시민들이 ‘전주의 얼굴’이라 부르는 완산칠봉. 그 산줄기를 따라 조성된 완산공원이다.

매년 4월 말이면 완산공원 전체가 하나의 꽃동산으로 변한다.
도시의 일상과 자연의 계절이 겹쳐지는 이 순간, 완산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봄의 정원이다.
전주시 완산공원 꽃동산
“무료니까 더 좋다”

완산공원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공수내1길 19-4에 자리한 도심 속 시민공원이다. 전주의 상징이라 불리는 완산칠봉의 자락에 위치해 있어 오랜 역사와 함께 호흡하고 있다.
완산칠봉은 천년고도 전주의 맥을 잇는 명산으로, 그 산줄기가 호남평야를 지나 익산과 군산으로까지 이어진다.
유서 깊은 칠성사와 약수터를 품고 있으며, 정상의 팔각정 전망대에서는 전주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과거 동학농민운동 당시 격전지였던 이곳은 지금 숲이 우거진 평화로운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봄이 깊어질수록 완산공원은 자연스레 ‘꽃동산’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공원 전역에 철쭉이 군락을 이뤄 화사한 분홍빛을 퍼뜨리고, 겹겹이 꽃잎이 겹쳐진 겹벚꽃이 진한 분홍빛으로 마무리되는 봄을 장식한다.
이 풍경은 인위적인 조성이 아니라 완산공원의 자연스러운 계절 흐름 속에서 피어난다.
겹벚꽃과 철쭉이 동시에 피어나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 공원은 이름 그대로 꽃의 산이 되고,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토록 다채로운 봄을 만나는 일이 가능해진다.
완산공원은 입장료 없이 무료로 개방되며, 주차도 가능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원하는 날 언제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복잡한 유명 관광지를 피해 조용한 봄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벚꽃이 진 뒤에도 계속되는 꽃의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완산공원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다.
지금, 전주의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완산공원이 그 마지막을 가장 화려하게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