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한번 하자고 나무 12그루를?”… 캠퍼스 뒤집어진 5월 대학가 근황

댓글 0

연예인 공연 무대 설치 위해
오래된 나무와 등나무 벤치까지 철거된 대학 축제 현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축제)

매년 5월이면 대학 캠퍼스는 가장 뜨거운 공간으로 변한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공연과 주점, 각종 체험 부스가 캠퍼스를 가득 채우고 유명 연예인 공연은 수만 명의 인파를 끌어모은다.

하지만 최근 대학 축제는 단순한 학내 행사를 넘어 하나의 대형 콘서트 산업처럼 변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기 아이돌과 정상급 가수 섭외 경쟁이 과열되면서 캠퍼스 환경과 학생들의 일상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연 무대 설치를 위해 수년간 자리했던 나무와 쉼터가 사라지고, 학생증 암거래와 공연 대기 심부름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축제)

대학 공동체를 위한 축제가 오히려 캠퍼스 본연의 기능과 충돌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학 축제가 어디까지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이돌 축제 공연 위해사 나무까지 철거… 과열된 대학 축제의 민낯

“10년 넘게 학생들 쉼터였던 광장 나무와 벤치 철거, 연예인 공연 준비 논란 커졌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 윤민혁 (고려대학교 민주광장 모습)

최근 고려대학교에서는 학생회관 앞 민주광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이곳을 10년 넘게 지켜온 양버즘나무 12그루와 등나무 벤치가 지난달 갑작스럽게 철거됐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오는 19일 시작되는 축제 ‘대동제’의 연예인 공연과 부스 설치 공간 확보를 위해 나무를 베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축제를 위해 광장을 밀어버리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경영학과 4학년 강모(22)씨는 “크고 오래된 나무와 정자를 없애면서까지 축제를 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총학생회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총학생회 역시 학교 측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주장하며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축제)

이 같은 현상은 특정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주요 대학 축제들은 최근 외부인까지 몰리는 대형 콘서트 중심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학들이 유명 연예인 섭외에 투입하는 예산도 매년 커지는 추세다. 경희대학교는 18일부터 시작되는 봄 대동제 행사에서 연예인 섭외 등을 대행할 업체 선정에만 2억 2천만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용역업체 선정 요청서에는 ‘정상급 힙합 가수 1팀’, ‘최정상급 아이돌·가수 1팀’ 등 구체적인 조건도 포함됐다.

학교 측은 학생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한다. 경희대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학생 주관 행사가 장기간 열리지 못했던 만큼 화려한 공연을 원하는 요구가 커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기 아이돌 공연이 열리는 대학 축제 현장은 일반 콘서트 못지않은 경쟁이 벌어진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축제)

외부인 출입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14일 서강대학교 축제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라이즈 공연에서는 재학생 우선 입장이 시행됐다.

그러나 타 대학 졸업생 A(25)씨는 서강대 학생증을 10만 원에 빌려 공연장에 입장했다고 전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학교 건물 이름과 수업명, 대학 응원 구호인 FM까지 외웠다고 한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증 양도를 막기 위해 학교 관련 퀴즈를 진행하기도 한다.

공연장 앞 대기 문화 역시 과열 양상을 보인다. 서강대 라이즈 공연은 오후 6시 30분 시작이었지만 대기줄은 오전 3시부터 형성됐다. 장시간 줄을 대신 서주는 심부름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줄을 서는 동안 음식 구매나 자리 유지 등을 대신해 주는 방식으로 일정 금액을 받는 구조다.

출처 : 연합뉴스 (대학축제)

축제로 인한 학습권 침해 논란도 이어진다.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기획단은 도서관 앞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해 축제 기간 중앙도서관에서 귀마개 1천500개를 배부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비교적 소음이 적은 건물 강의실도 추가 개방할 계획이다.

대학 축제는 분명 캠퍼스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행사다.

다만 축제가 공동체를 위한 공간인지, 대형 공연을 위한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는지는 다시 점검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캠퍼스를 가득 채운 함성과 열기 뒤에 무엇이 남고 있는지 차분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0
공유

Copyright ⓒ 발품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아직도 여름휴가철 숙박업소 바가지 쓰나요?”… 청정자연 속에서 숙박도 해결하는 가성비 여행지

더보기

“580만 그루가 만든 장관”… 국내 유일 녹차관광과 등산 동시에 즐기는 청정자연명소 2곳

더보기

“이런 곳이 아직도 안 유명하다고?”… 유명 사극 촬영지인데,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나들이 명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