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 1.8km 호수, 잘 정비된 데크길로 편안하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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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박장용 (제천 의림지)

걸음마다 소리가 줄어든다. 바람은 천천히 호수 위를 밀고, 길은 그 바람을 따라 둥글게 휘어진다. 9월의 의림지는 여름의 무더위를 벗어난 채 조용하다.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지만, 나무 그늘 아래 산책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그늘을 만드는 건 단순한 가로수가 아니다. 수백 년을 자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 호수 주변을 감싸고 있다.

바로 옆으로는 물이 흐르고, 데크길은 완만하게 조성돼 있어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모두 이동이 가능하다. 중간중간 놓인 정자와 쉼터, 폭포 소리가 경로를 끊지 않고 이어준다.

경치를 위해 일부러 조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농업과 생존을 위한 공간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셈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송재근 (제천 의림지)

지금부터 초가을 산책지로 적합한, 수천 년 물길과 백 년 숲이 함께 있는 무료 자연명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의림지와 제림

“삼한시대 수리시설 중심, 1.8km 데크길 따라 조성된 호숫가 산책로”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지호 (제천 의림지)

충청북도 제천시 의림지로 33에 위치한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저수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 중 하나다.

본래 ‘임지’로 불렸던 이 저수지는 신라 진흥왕 시기에 악성 우륵이 개울을 막고 둑을 쌓은 것이 시초라는 전승이 있다. 이후 조선 시대 현감 박의림이 보강하면서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호반의 둘레는 약 1.8킬로미터이며 만수면적은 약 15만 1천 제곱미터에 달한다. 저수량은 661만 1천여 톤으로, 현재도 약 289 정보에 이르는 농지를 관개하는 수원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심은 8~13미터로 일정하며 수구는 삼한시대 수리기술의 흔적을 보여주는 옹기로 축조돼 있어 사적 가치가 크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송재근 (제천 의림지)

호수 주변으로는 여러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순조 7년인 1807년에 건립된 영호정, 1948년 세워진 경호루가 대표적이다. 또한 인근에는 30미터 높이의 자연 폭포가 있어 수면과 숲길 외에도 시청각적 요소를 더한다.

‘제림’은 의림지의 제방 주변에 조성된 인공림으로, 수백 년 된 소나무 군락이 중심을 이룬다. 제방 보호와 방풍림 역할을 겸하며 현재는 산책과 경관 감상 목적의 공공녹지로 활용되고 있다.

산책로는 데크길과 흙길이 병행돼 있어 날씨에 관계없이 이용이 가능하며, 전체 코스가 평지 위주로 구성돼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무리 없이 진입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뿐만 아니라, 고령층 방문객이 많은 이유다.

의림지는 충청도 일대를 ‘호서지방’이라 부르게 한 지리적 상징으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 3대 수리시설로 꼽힌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지호 (제천 의림지)

이용시간은 제한 없이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단, 용추폭포 및 분수는 매주 월요일 휴무다. 주차는 가능하며 별도 요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역사적 가치와 자연경관, 산책 환경이 고르게 조성된 수도권 외곽형 무료 나들이 명소를 찾고 있다면, 선선한 9월 의림지와 제림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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