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을 도우며 여행하는 방법

‘비치커밍’(Beachcomb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비를 들고 해변을 쓸 듯 걸어 다닌다는 의미로, 원래는 해변에 밀려온 조개나 쓸모 있는 물건 등을 주워 다니는 행위를 뜻했다.
이 단어는 바닷가 주민들이 파도에 떠밀려온 유용한 물건들을 수거해 생활에 활용하던 데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장돼, 해변의 쓰레기를 모아 정화 활동을 하는 행동을 일컫는 말로도 쓰이고 있다.
하와이를 기반으로 한 아웃리거 호텔 그룹은 이런 ‘비치커밍’ 정신을 호텔 브랜드에 반영하고 있다. 와이키키에 위치한 ‘비치커머’ 호텔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환경 보호에 앞장서 온 이 호텔 그룹은 매년 하와이 바닷속 정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호텔 전 브랜드에 걸쳐 연간 운동장 8개 규모의 알루미늄 캔을 수거할 정도로 적극적인 환경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치커머 호텔을 포함한 아웃리거 호텔의 객실에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생수병이 없다.
대신 빈 물병 두 개만 비치돼 있고, 투숙객은 1층 프런트 데스크 옆 정수기에서 직접 물을 받아가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일부 고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불편함보다 지속 가능한 여행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플로깅’ 같은 개념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로깅(Plogging)은 조깅을 하면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으로, 운동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천할 수 있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이다.
이와 함께 ‘리브 노 트레이스’(Leave No Trace) 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뜻으로, 아웃도어 활동 후 주변 환경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실천을 뜻한다.
산불 현장 돕기에 아웃도어인들도 동참
“지금 아웃도어인들은 자연에 답하고 있다”

최근 산불 발생 이후 이런 환경 보호 실천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낚시터 환경운동을 이어오던 낚시인들이 이번엔 지리산으로 향했다.
이들은 과거 경북 울진 산불 피해 복구에도 자발적으로 힘을 보탠 이력이 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의 김욱 대표는 현재 지리산 산불 피해 지역인 경남 산청군에서 산불 진화 요원과 이재민들을 위한 식사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리산 산청 경호강에서 은어 낚시를 즐겨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자연에 받은 고마움을 되돌려줘야 할 때”라며 낚시인들의 따뜻한 참여를 호소했다.

낚시인들의 경북 안동에 대한 애정도 깊다. 안동호에서 오랜 시간 낚시를 즐겨온 이들은 안동을 ‘제2의 고향’처럼 여기곤 한다.
프로낚시인 안 씨는 “보트 보관소 소장님이 산불 소식을 전하며 피신하라고 연락을 주셔서 급히 내려가 보트를 옮기긴 했지만,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내가 사랑하는 곳이기에 조심스럽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