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추천 여행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인공적인 시설보다 생태 환경에 가까운 정원이 주목받는 이유다.
세계적인 정원 작가 피트 아우돌프는 도시인들이 자연의 변화를 접할 수 있는 공공 정원의 가치를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자연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바이오필리아’ 개념과 맞닿아 있다.
‘현대의 다윈’으로 불린 에드워드 O. 윌슨 역시 인간이 생명체와의 연결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숲과 강, 자연 속에서 휴식을 찾는 이유도 이와 같은 본능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도심 속에서 되살아난 생태 공간이다.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공간으로 변모한 이 정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태화강 국가정원
“시민 힘으로 되살린 생태 정원, 봄 산책 최적기”

태화강은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죽음의 강’이라 불렸다. 산업화 과정에서 공단과 인구가 집중되면서 강물은 검게 변했고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6 급수 수준까지 악화됐다.
1995년 물고기 집단 폐사 이후 위기의식이 확산되자 시민들은 강을 살리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2004년 에코폴리스 선언 이후 정화 활동과 환경 개선이 이어졌고, 수질 지표인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1996년 11.3㎎/ℓ에서 2007년 2.0㎎/ℓ로 낮아졌다.
현재는 1 급수 수준을 유지하며 생태계가 회복됐다. 이 과정에서 대숲 보전 운동과 하천 살리기 활동 등 시민 참여가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러한 변화 위에 조성된 태화강 국가정원은 국내 최초로 하천 퇴적지에 만들어진 수변 정원이다. 자연환경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인공적인 느낌을 최소화했다.
총면적 약 83만 5천㎡ 규모로 태화지구와 삼호지구로 나뉘며, 20개 이상의 테마 정원이 구성돼 있다. 태화지구에는 십리대숲과 은하수길, 초화원, 대나무생태원, 국화정원, 시민·작가정원 등이 자리한다.
특히 약 50만 본의 대나무가 4㎞에 걸쳐 이어지는 십리대숲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야간에는 은하수길 조명이 더해져 또 다른 풍경을 만든다.
초화원에서는 계절에 따라 꽃양귀비, 해바라기, 코스모스가 이어지며, 봄철에는 새싹을 정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민·작가정원은 정원박람회를 통해 시민과 작가가 함께 만든 참여형 공간으로, 지역 상징을 반영한 작품이 눈에 띈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가 참여한 자연주의 정원도 조성돼 있다. 그는 이곳의 생태 복원 과정에 감동해 아시아 최초로 작품을 남겼다. 조성 과정에는 전문가 360명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했다.
삼호지구는 조류 생태 보호 중심 공간으로 운영된다. 은행나무정원과 숲 속정원, 조류생태원이 자리하며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구역도 존재한다.
겨울에는 약 10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찾아와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백로와 왜가리가 번식한다.

철새와 텃새가 공존하는 모습은 자연 회복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강 위에서는 다양한 조류와 어류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생태계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태화강은 낙동강으로 흘러가지 않고 동해로 이어지는 독립 수계다. 총길이 47.54㎞로 울산에서 발원해 울산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지역 고유의 강이다.
약 120만 인구 중 절반 가까이가 이 강 유역에서 생활한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이러한 도시의 중심 생태축으로 기능한다.
2019년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울산은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통해 세계적인 정원 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의 정원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화로 훼손된 환경이 시민의 노력으로 복원되고, 다시 휴식과 치유의 공간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이어진다.
봄철 초록이 짙어지는 시기, 자연의 회복력을 체감하고 싶다면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