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와 선암사
봄을 알리는 꽃길을 걷다

벚꽃이 만개하기 전, 남도에서는 이미 봄의 전령들이 사찰을 수놓고 있다.
전라남도 순천에 자리한 송광사와 선암사는 이맘때쯤이면 산수유와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서 진한 봄의 시작을 알린다.
연분홍의 매화와 노란빛 산수유가 고즈넉한 사찰 경내와 어우러지며, 화려하진 않지만 깊이 있는 감동을 전한다.

송광사는 조계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천년 고찰로, 한국 삼보사찰 가운데 승보사찰로 불린다. 특히 이곳에서는 지금 산수유꽃이 만개해 사찰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산수유꽃은 벚꽃보다 조금 이르게 피었다가 빠르게 지기 때문에 이번 주가 절정이다. 매화는 이제 막 만개하여 연분홍 꽃송이가 가지마다 소담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벚꽃보다 한발 앞서 피어난 꽃들이 경내를 은은하게 물들이며, 고요한 선의 공간에 생기를 더한다.
송광사로 향하는 길 자체도 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송광사 진입로 2km 구간에는 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데, 지금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벚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전, 산수유와 매화를 즐기며 산책하듯 걷기 좋다. 송광사 대웅전과 승보전, 국사전 사이로 스치는 봄바람 속에 피어난 꽃들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차분하고 고요한 감동을 준다.
선암사도 봄꽃 명소로 손꼽힌다. 수령 620년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백매가 있는 선암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 매화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원통전 뒤편의 백매와 무우전 담장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홍매는 현재 절정을 향해 피어나고 있으며, 사찰 전체를 감싸는 듯한 매화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다.
곧이어 진달래와 개나리, 철쭉까지 뒤따라 피며 사찰은 봄꽃의 향연으로 물들 예정이다.

한편, 선암사에는 300년 역사를 지닌 해우소도 볼거리 중 하나다. 굽은 목재 그대로 지어 한국적인 미감을 살린 이 화장실은 ‘서울에서 신도가 일을 보고 서울 도착 즈음에 떨어진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깊고 독특한 구조로 유명하다.
순천의 송광사와 선암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 자연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치유의 공간이다.
벚꽃만 기다리기엔 아까운 봄, 한발 앞서 피어난 산수유와 매화를 보며 사찰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조용히 꽃 피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봄은 찾아온다.
너무 가고싶은데 너무 멀어요.ㅠ
그런 마인드면 뭐 계속 집에 있어야
선암사 겹벚꽃은 죽기전에 꼭 봐야할만큼 아름다움
오세요 겁나게 좋아부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