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하나로 651만 조회수를 찍었다”… 외국인도 줄 서는 이색 노점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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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노점, 외국인들 왜 열광하나
SNS서 난리 난 캐릭터 수세미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캡처 (남대문 시장 호떡 노점)

서울 남대문시장 입구의 한 호떡 노점 앞, 지난달 29일. 20여 명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점 상인은 길게 늘어선 줄을 정돈하느라 손이 바빴다. 한낮 기온이 26도에 이르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호떡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이 노점에선 야채, 꿀 씨앗, 단팥 등 세 가지 맛의 호떡을 판매 중이며, 가격은 각각 2천500원이다. 약 40분 동안 80명가량이 줄을 서서 호떡을 구매해 갔다.

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지금은 더위 탓에 줄이 줄어든 것”이라며 “평소엔 이보다 세 배는 더 많다”라고 말했다.

대기 중인 사람들 사이에는 일본과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도 섞여 있었다. 호떡을 받은 이들은 노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호떡 노점 앞에 호떡을 사기 위한 손님들이 줄을 서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줄리아 씨는 “길을 걷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따라왔다”며 “단팥 호떡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골랐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해 만족스러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방문한 배모(40) 씨는 “남대문시장에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이 노점이 가장 많이 추천돼 일부러 찾아왔다”며 “식감은 마치 크로켓 같고, 가격도 적당해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SNS에서 ‘좌표’를 찍고 찾아가는 노점들이 계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소개된 이후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진 이들 노점을 찾아가려는 이들은 지도 앱에 위치를 저장하고 직접 발걸음을 옮긴다. 일부는 매장 오픈과 동시에 찾아가는 ‘오픈런’까지 감행하고, 수십 명이 줄을 서는 광경도 자주 목격된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호떡 노점 앞에서 호떡을 산 한 손님이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이러한 노점 방문을 일상 속의 ‘보물찾기’처럼 즐기고 있다.

달고나부터 수세미까지… 외국인도 열광하는 노점들

같은 날 서울 대학로에서 운영 중인 한 달고나 노점. 이곳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달고나를 납품한 곳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3번 출구 옆 ‘대학로 달고나’ 부스 안은 달고나와 달고나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가득하다.)

드라마 방영 이후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언론의 취재 요청도 이어졌다. 현재는 하루 평균 약 100명의 손님이 방문하고 있다.

14년째 노점을 운영 중인 안세환(42) 씨는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쌍쌍바 달고나’”라며 “우리 가게 달고나 관련 영상들의 누적 조회수가 약 3억 뷰에 달한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고나를 만드는 일은 단순한 장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이 노점을 지키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청역 근처에선 ‘혁필화 할아버지’로 알려진 이종욱(87) 씨의 노점이 눈길을 끈다. 혁필화는 상징적인 그림과 한자를 결합한 일종의 ‘글씨 예술’이다. 이 씨의 작품은 지난 3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으로 주목을 받았고, 해당 영상은 누적 조회수 651만 회를 넘겼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오후 시청역 앞에서 ‘혁필화 할아버지’ 이종욱(87) 씨가 혁필로 ‘대한국민’을 쓰고 있다.)

이 씨는 과거 중앙극장의 간판을 그린 경력이 있으며, 45년 넘게 혁필화에 인생을 바쳤다. 종로 3가에서 시작해 현재는 시청역 인근에서 매일 정오쯤 자리를 펴고 손글씨를 그린다.

기자가 지난달 26일 현장을 찾아 ‘대한국민’이라는 글귀를 요청하자 이 씨는 “학은 장수와 번창, 제비는 좋은 소식을 의미하고, 꽃봉오리는 뜻이 이루어짐을 상징한다”며 작품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손님 진기산(28) 씨는 “SNS에서 지인의 사진을 보고 직접 찾아왔다”며 “일본인 친구에게 줄 글씨와 본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걸 ‘입춘대길’ 문구도 함께 부탁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글씨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연처럼 완성 과정을 보는 재미가 있다”며 “충분히 일부러 찾아갈 만한 노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최근엔 독일과 프랑스 젊은이들도 찾아왔다. 말이 안 통해 어려웠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성에 감동, 기다림은 기본”… 노점이 남긴 여운

서울 동대문에서 운영 중인 크레프 노점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무렵 이미 재료가 소진돼 영업을 마감한 상태였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캡처 (동대문의 유명 크레페집)

그 시간 노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아쉬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노점을 운영하는 B 씨는 “하루 70개 정도만 만든다”며 “오전 11시에 시작해서 보통 오후 2시 반이면 준비한 크레프가 모두 소진된다”라고 말했다.

SNS에는 ‘오픈런으로 겨우 맛봤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한 네이버 이용자는 “첫날 실패하고, 두 번째 도전에서야 성공했다”며 “정성 어린 손맛과 기다림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이었다”라고 적었다.

의정부역 근처에선 또 다른 노점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손뜨개 수세미 노점이다.

출처 : 엑스 캡처 (SNS에서 입소문을 탄 의정부 수세미)

2023년 X(옛 트위터)를 통해 입소문을 탄 이 노점은 할머니가 직접 뜬 동물 캐릭터 수세미로 화제를 모았다. 귀여운 디자인뿐 아니라 실용성과 완성도 높은 마감 덕분에 의정부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서울 홍대 거리에서는 조금 특별한 노점도 운영되고 있다. 2천 원으로 ‘행운’을 사는 네잎클로버 노점이다.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에서 시작된 이 노점은 SNS를 통해 화제가 되며 주변 여러 곳으로 확산됐다. 운영 시간이나 요일이 정해지지 않아, 우연히 마주치면 더 특별한 느낌을 준다.

기자는 첫 번째 시도에서는 실패했지만, 지난 1일 마침내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근처에서 이 노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노점은 금세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 20대 중국인 관광객은 코팅된 네잎클로버 3장을 구매해 갔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자리를 잡은 네잎클로버 노점 상인이 코팅된 네잎클로버 등을 팔고 있다.)

네이버 이용자 ‘cla***’는 “홍대에서 우연히 이 노점을 마주쳤다”며 “주인아저씨가 ‘행운이 따를 거예요’라고 말해줘서 더 기분 좋았다. 진짜 행운이 올 것만 같았다”는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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