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차 재배의 시작
쌍계사 차 시배지

한국에서 차 문화가 처음 시작된 곳, 그리고 천년고찰이 자리한 곳. 경남 하동의 쌍계사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힐링 여행지다.
3월이면 신록이 깨어나며 차밭은 더욱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연출하고, 사찰과 주변 자연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쌍계사는 단순한 사찰이 아니다. 신라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차나무가 지금도 자라는 곳이며, 한국 차 문화의 발상지로서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부모님과 함께 조용한 사찰을 거닐며 차밭의 푸른 기운을 느끼고, 직접 차를 시음해보며 따뜻한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3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조용하고 따뜻한 힐링이 있는 쌍계사로 향해보자.
쌍계사는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자리한 사찰로, 신라 성덕왕 21년(722년) 삼법 스님이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처음에는 중국에서 가져온 혜능 대사의 사리를 모시고 절을 세웠고, 이후 문성왕 2년(840년)에 진감선사 혜소가 본격적으로 확장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사찰의 이름이 ‘쌍계사’가 된 것은 정강왕 2년(887년), 사찰 주변에 흐르는 두 개의 계곡에서 유래했다.
이곳은 한국 차 문화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사신으로 다녀온 후 왕명에 따라 지리산 자락에 처음으로 차나무를 심었다.
지금도 쌍계사 입구에는 이를 기념하는 ‘차 시배 추원비’가 세워져 있으며, 사찰 주변과 화개장터까지 이어지는 12km의 산기슭에는 차나무밭이 펼쳐져 있다.
차나무 시배지가 자리한 이곳에서 자란 차는 ‘죽로차(竹露茶)’ 또는 ‘작설차(雀舌茶)’라고 불린다. 차나무가 대나무 숲의 이슬을 머금고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곡우(4월 20일경)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차잎을 따기 시작해 약 한 달 동안 차 생산이 이루어진다.

이곳의 차는 맑은 녹색을 띠며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쌍계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직접 차를 시음할 수 있으며, 차밭을 거닐며 차향을 음미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쌍계사에는 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재도 자리하고 있다. 국보로 지정된 진감선사 대공탑비, 최치원이 직접 글씨를 새겼다는 쌍계석문, 사찰 북쪽에 자리한 수령 500년이 넘은 사천왕수(느릅나무) 등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사찰에서 동북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는 높이 60m에 달하는 불일폭포가 자리하고 있어, 한적한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쌍계사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불교 문화 체험, 차 만들기 체험, 차 명상 등을 경험하며 하루 동안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다.

사찰 내에 자리한 전통 찻집에서는 직접 우려낸 차를 마시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따뜻한 봄볕 아래에서 정성스럽게 내린 차 한 잔을 마시며 부모님과 함께 담소를 나누는 시간은 그 어떤 여행보다 의미 있는 추억이 될 것이다.